[인터뷰] H성형외과 백정환 원장이 말하는 잘못된 성형수술의 해법 '3D FIT'

입력 2014-05-16 13:20
수정 2014-07-31 18:42


모든 여자들은 예뻐지고 싶어한다. 예뻐지기 위해서 뼈를 깎는 고통도 참을 만큼 여자들의 예뻐지고 싶은 욕구는 강하다. 이러한 여자들의 욕구를 가장 크게 만족시켜주는 것이 간단한 눈 성형과 코 성형부터 양악수술과 안면윤곽술처럼 뼈를 깎아내는 대수술을 모두 포함하는 '성형수술'이다.

성공적인 성형수술은 자신감 회복을 도와주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심어준다. 그러나 모든 성형수술이 성공적이진 않다. 쌍꺼풀이나 코 수술처럼 다른 성형수술보다 간단한 경우 재수술을 하지만 뼈를 깎는 양악수술이나, 안면윤곽술의 경우에는 재수술도 힘들다.

이렇게 성형수술에 실패한 사람들은 심한 경우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이 생기기도 한다. 이러한 사람들은 성형실패로 생긴 얼굴의 불편함보다는 마음의 병이 더 크다고 말한다.



▲ 첨단 기술을 이용한 '힐링'

성형으로 아픔받고 있는 환자들을 진심으로 감싸주려는 마음에서 잘못된 성형수술의 재건에 힘쓰고 있는 에이치성형외과 백정환 원장의 말을 들으면 더 실감이 난다.

그는 "한 번 성형에 실패한 사람들은 다 마음에 병이 있어요. 상담을 하러 오면 보통 다 펑펑 울어요. 성형에 실패해서 받은 상처보다 사람한테 받은 상처가 더 크더라고요"라며 운을 뗐다.

"성형한 것이 불편해서 다시 병원에 찾아가면 문전박대를 받기 일쑤라고 하더라고요. 이야기를 듣다보면 의사인 제가 들어도 너무하다 싶을 때가 있어요. 마음 다친 사람들이 찾아가면 치료를 못할지언정 그 사람들의 절박한 마음을 이용하다니 정말 못 됐죠."

그럼 여기서는 무슨 수술을 하는 걸까.

"원장님은 그럼 수술 안 해주세요?"라는 말에 백정환 원장이 씩 웃는다. "그들의 뼈를 보면 더 이상 깎아낼 것이 없을 정도인 사람들이 많아요. 저는 이런 사람들에게 원래 상태의 뼈를 복원하는 3D FIT(안면조소술)이라는 수술방법을 알려드리고 있어요."

뼈를 복원한다? 깎아낸 뼈를 복원한다는 것이 선뜻 믿기지 않았다. 의심이 많은 기자는 우선 수술을 했던 사람들의 사진을 보여 달라고 했다. 복원 수술을 받은 지 한 달 정도 됐다는 사람들의 사진을 보자 완전히 자연스럽지는 않아도, 처음에 수술을 하러 왔을 당시보다는 훨씬 자연스러웠다.

"어떤 방법으로 뼈를 복원하신 거예요?"라는 질문에 나오는 답이 더 놀랍다. "3D 프린터를 이용했어요. 그러지 않으면 사실 수술을 할 때 의사에게도 뼈가 다 보이지가 않아요. 바깥쪽 뼈 모양도 겨우 볼 수 있는데, 안쪽 뼈까지는 절대 볼 수가 없어요. 그래서 제가 3D 프린터를 이용하게 된 것이죠."

백 원장은 이어 "CT 사진을 토대로 3D 프린터를 이용해 환자의 안면골(뼈 모형)을 출력한 뒤, 이에 맞는 맞춤형 보형물을 제작하는 것이 3D FIT 안면조소술입니다"라고 설명했다.

3D 프린터의 출력물은 실제 얼굴 뼈를 출력하기에 충분한 해상도를 가지고 있으며, 출력물의 정확도 역시 1인치당 0.001~0.002인치의 왜곡밖에 보이지 않는 정밀함을 자랑한다.

백 원장은 "인체에 무해한 의료용으로 안정성을 인증받은 프린팅 재료를 써서 뼈 모양을 출력하고, 원래 하나였던 것처럼 뼈와 완벽하게 딱 맞는 보형물을 제작합니다. 이 방법을 사용해 만든 보형물은 정확도에서 기존의 방법과는 천지차이이기 때문에, 잘못된 성형수술 재건의 진정한 해법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상처입은 자에게 구원을

성형외과 의사는 돈을 많이 버는 직업으로 인식돼 있다. 성형수술을 안 한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성형수술이 성행하기 때문이다.

에이치성형외과 백정환 원장에 대해 '돈 많이 벌 수 있는 보통 성형수술을 안하고, 왜 갑자기 복원수술을 하게 된 걸까?'라는 궁금증이 들었다.

백정환 원장은 기자의 물음에 복원수술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를 말해줬다. "성형외과의로 일을 하던 중 2012년 6월 어떤 한 환자가 저를 찾아왔어요. 턱을 잘못 깎아서 괴로워하는 그 환자의 엑스레이와 CT를 본 후 저는 안쓰러움과 미안함이 드는 동시에 해줄 수 있는 게 너무 제한적이라 너무 답답함을 느꼈죠. 그 환자에게 당장은 힘들겠지만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찾아지면 연락하겠다고 했죠."

그 방법이 바로 3D프린터였다. "그렇게 고민을 하다가 어느 날 대학 시절 양악 수술 전 RP model을 통해 모의 수술을 해 보았던 경험과 함께 3D CT를 통해 하악골과 그 연부 조직을 측정하는 논문을 썼던 경험이 떠올랐어요. 이때 3D 프린터를 이용해보자는 생각이 난 것이죠. 그 때부터 재건, 복원 수술을 결심하게 됐어요."

에이치성형외과 백정환 원장의 첫인상은 깐깐해 보인다. 선 굵게 각진 작은 얼굴, 딱 봐도 깐깐하고 꼼꼼해 까칠할 것만 같은 의사의 모습이다. 그러나 그는 따스한 마음으로 틀어진 한 사람의 인생을 구원해주는 구원자처럼 느껴졌다. '상처받은 자여, 모두 내게로 오라'라는 말이 바로 이것인가 싶다.

2013년 12월, 백 원장은 또 한 명의 의미있는 환자를 만나게 된다. "교통사고로 두개골이 함몰, 변형되신 할머니가 계셨어요. 콤플렉스에 시달리던 그 할머니께 복원 수술을 해드린 적이 있어요. 수술 후에 너무나 만족하시는 모습을 보니 정말 뿌듯하고 '이 일을 정말 잘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복원 수술을 계속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아름다워지기 위한 성형이 아니라 정상적인 모습을 찾기 위한 성형의 새 분야를 백정환 원장은 조용히 찾아가는 중이다. (사진=에이치 성형외과)

한국경제TV 블루뉴스 이송이 기자

songyi@blu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