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총리, 탄광사고 부적절 언행··· 어디서 본듯한 모습?

입력 2014-05-16 11:41
터키 소마탄광 폭발사고가 발생한 지 나흘째 접어든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 측의

잇따른 부적절한 언행이 알려지면서 악화한 민심에 계속 기름을 끼얹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터키 현지 좌파 계열 신문인 에브런셀은 사고 이틀째 에르도안 총리가 사고 발생지인 소마탄광 지역을 방문했다가

성난 시위대를 피해 슈퍼마켓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한 소녀를 폭행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이 공개한 영상에는 분명하게 알아볼 순 없으나 에르도안 총리가 누군가에게 팔을 휘두르는 듯한 모습이 담겨 있다.

신문은 한 소녀가 "내 아버지를 죽인 사람이 무엇 하러 여기 왔느냐"고 외쳤고, 총리가 소녀를 연거푸 때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소마에 사는 타네르 쿠르카라는 청년은 현지 방송 '카날디'에 출연해 당시 총리에게 맞은 것은 자신이라며

"총리가 본의 아니게 뒷걸음질치던 나를 때렸다고 생각하기에 고소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야당은 일제히 총리를 비난했다.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의 규르셀 테킨 부대표는 "이것이 우리가 잘 아는 총리"라며

"그는 모두에게 예의를 강조하지만 그 자신은 추태를 부린다"고 꼬집었다.

제2야당인 민족주의행동당(MHP) 부대표는 문제의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린 뒤

"언젠가 당신이 희생시킨 국민의 철권이 당신의 머리 위에 쏟아질 것"이라고 썼다.

에르도안 총리는 앞서 소마탄광 방문 기자회견에서 "이런 사고는 일어나곤 하는 일"이라며

1800년대 영국에서의 탄광 사고를 예로 들어 유족의 분노를 샀다.

이후 총리 일행과 시위대의 충돌 과정에서 총리 보좌관인 유수프 예르켈이 경찰에 제압당한 시위 참가 남성을

걷어차는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정부에 대한 반감은 더욱 고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