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이 영어·중국어·일본어 번역 전문가와 각 언어 원어민의 의견을 수렴,
주요 한식 200가지의 3개국어 표준 번역안을 14일 확정했다.
음식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잘못된 외국어 표기를 바로잡자는 취지에서다.
실례로 어느 음식점 메뉴판에는 '육회'가 'six times'(여섯 번)로 옮겨져 있다고 한다.
상차림, 밥, 죽, 면, 국·탕, 찌개, 전골, 찜, 조림, 볶음, 구이, 전·튀김, 회, 김치, 장·장아찌,
젓갈, 기타 반찬, 떡, 한과, 음청류 등 20개 범주로 나눠 외국인이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음식을 대부분 망라했다.
표준안은 명칭을 최대한 해당 언어로 옮기되, 관용적으로 발음 자체를 외국어 표기해 온 음식은
원음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을 표준으로 삼았다.
특히 일본어로는 '잡채' '삼겹살' 등 한국어 명칭을 알리고자 하는 음식은 원음 그대로 표기했다.
예를 들어 가장 흔한 한국 음식인 김밥은 로마자 표기와 영어 번역 모두 'Gimbap'으로 하고
중국어로는 뜻을 옮긴 '紫菜卷飯'(즈차이주안판), 일본어로는 원음을 따른 'キンパプ'(긴파푸)로 표기했다.
외국인에게 인기가 높은 비빔밥 역시 로마자 표기와 영어 번역을 'Bibimbap', 일본어 번역도 'ビビンバ'(비빈바)로 하고
중국어 번역만 '비빈 밥'이라는 뜻의 '拌飯'(반판)으로 했다.
육회는 영어로는 '생쇠고기'라는 뜻의 'Beef Tartare' 중국어는 '生拌牛肉'(성반니우러우),
일본어는 'ユッケ'(윳케)로 옮겼다.
다만 한국 대표 음식인 김치의 중국명은 애초 검토한 '泡菜'(파오차이)가 절임음식을 뜻해
발효음식인 김치와는 다르고,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상표명으로 개발한
'辛奇'(신치)는 아직 중국 내 파급력이 검증되지 않아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국어원은 국내외 한식당 관련 자료를 보유한 한식재단 측에 확정안을 전달하고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활용되도록 협조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국어원 관계자는 "로마자 표기법에 근거해 음식 이름을 써 오다 보니 잘 지켜지지 않고
식당에 따라 터무니없는 번역을 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며
이번 표준화 번역안 마련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