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역에서 우리나라 최북단인 도라산역을 잇는 DMZ열차가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군사분계선 관람을 통해 분단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은 물론, 인근 관광지와 연계한 프로그램으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평화의 상징인 DMZ열차를 신용훈 기자가 직접 타봤습니다.
<기자> 오전 8시 30분 서울역 플랫폼에 무궁화를 수놓은 3량의 열차가 들어옵니다.
평화와 사랑, 화합을 상징하는 각각의 객실에서는 철도와 전쟁, 생태에 관련된 테마별 사진을 감상할 수 있고, 탁 트인 창을 통해 창밖의 풍경에 잠길 수도 있습니다.
추억의 군용건빵과 전투식량, 주먹밥은 DMZ 트레인만이 갖고 있는 또 하나의 별미입니다.
평소 가보기 힘든 우리나라 최북단을 열차로 떠나는 마음은 벌써부터 설렙니다.
<인터뷰>김성열 제주시
“이런 기회를 통해서 가볼 수 있다는 것이 뿌듯하고 나라가 빠른 시일내 통일이 돼서 전 국민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었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세계 단 하나뿐인 분단의 땅을 난생 처음 밟는 외국 관광객들도 짧지만 소중한 경험을 놓칠세라 창밖 풍경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인터뷰>웨인 킨(WAYNE KEEN) 뉴질랜드
“뉴질랜드는 DMZ가 없기 때문에 우리들에겐 특별한 경험이라 생각한다.
이번 여행이 DMZ에 대해 좀 더 많이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한국의 분단현실을) 뉴질랜드에 돌아가서도 정확히 알릴 것이다.”
분단의 아픈 현실과 통일에 대한 꿈에 잠겨 있는 동안 어느새 열차는 임진강 역에 들어섭니다.
이곳부터는 민간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는 구역.
출입신고서 작성과 인원확인 절차를 마치고 다시 열차에 오른 지 5분 남짓,
임진강 철교의 한가로운 풍경이 차창을 채우고, 곧이어 우리나라 최북단 역 도라산역이 반갑게 열차를 맞습니다
지난 2010년 6월 이후 일반관광이 중단된 지 꼬박 4년여만입니다.
<기자> “서울역에서 출발한지 1시간만에 도착한 도라산역입니다. 관광표를 구입하면 제3땅굴과 도라전망대까지 관람할 수 있습니다.“
DMZ열차 추천코스는 도라산역 인근의 평화공원을 둘러보는 일반코스와 제3땅굴과 도라전망대까지 관람하는 안보코스가 있습니다.
300미터 길이의 땅굴을 둘러본 뒤 도착한 도라전망대에서 관광객들은 손에 닿을 듯한 북측 개성시내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통일에 대한 염원을 다시 한 번 되새깁니다.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DMZ열차의 개통으로 군사분계선 관광이 보다 쉬워지면서 도라전망대를 찾는 관광객은 더 늘어날 것으로 코레일은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소영 도라산역 역무팀장
“ 지난해 하루 평균 10명 정도밖에 안 들어 왔습니다.
왜냐하면 이용객이 문산에서 출발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기차를 이용하기 어려웠기 때문인데요.
5월4일 D트레인이 개통되면서 서울역에서 바로 도라산역까지 오 실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기차로 여행하는 고객들이 많이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코레일은 안보관광과 함께 지역 관광자원을 연계하는 프로그램도 개발했습니다.
임진강역에서 내려 관광버스로 20분.
율곡 이이선생의 묘역과 머루 농장 투어는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교육적인 의미와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인터뷰>오영진 해밀여행사 대표
“가족단위 관광객이 안보관광 외에도 파주시내 있는 감악산 산머루 와인 농장에 가서 나만의 와인만들기 체험이라든지 파주 이이선생의 유적지 등 가족단위 관광객의 상품을 추가했습니다.
이를 통해서 파주시 지역경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DMZ 열차는 서울역에서 오전 8시 30분과 오후 1시 40분 출발해 오후 12시 10분과 5시 30분에 도라산 역을 떠납니다.
석양을 등지고 서울로 향하는 열차에서 꿈나무들은 하나 된 대한민국을 머릿속에 그려봅니다.
<인터뷰> 신언호 초등학교 4학년
“우리나라가 남한과 북한으로 나눠져 있다는 사실이 섭섭하게(안타깝게) 느껴졌어요. 나라가 빨리 통일이 됐으면 좋겠어요.”
코레일은 올 하반기 청량리역을 출발해 백마고지 역까지를 달리는 DMZ 열차를 추가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6.25 전쟁 이후 60년 만에 복원된 백마고지역에서 관광객들은 그 날의 치열했던 전투를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DMZ 열차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유라시아 대륙을 달리는 그날 까지 이처럼 평화를 실어 나르는 코레일의 노력은 계속됩니다.
<기자> "통일과 평화의 꿈을 싣고 달리는 DMZ열차. 더 이상 최북단의 도라산역이 마지막 역이 아닌 북으로 향하는 첫 출발역이 되기를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오늘도 희망찬 기적을 울리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용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