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승객들을 구하려다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고(故)박지영(22·여), 김기웅(28), 정현선(28·여)씨 등 승무원 3명이 의사자로 선정됐다.
“선원은 마지막이다”
지난달 16일 오전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세월호가 침몰한 가운데 선내 방송을 담당했던 故 박지영(22) 씨는 숨이 다 할 때까지 승객들의 안전을 걱정했다.
박 씨는 배가 기울고 있는 순간에도 끝까지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던져줬다.
안산 단원고 김모 양은 "3층 로비에서 언니(박지영 씨)가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전해주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봤다"고 전했다.
김 양은 "언니는 안 입느냐고 물어보니 '선원들은 맨 마지막이다. 너희 다 구해주고 난 나중에 나갈게'라고 했다"고 당시 박 씨의 모습을 전했다.
박 씨는 2012년부터 대학을 휴학하고 청해진해운에 입사했으며, 홀어머니와 여동생과 생활하며 생계를 도운 효녀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승객들 구하려고 기울어지는 선내로..’
故 김기웅(28)씨와 정현선(28·여)씨의 고귀한 희생도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달 20일 인천시에 따르면 침몰 여객선에서 구조된 40대 남성은 지난 19일 정씨의 분향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하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남성은 아르바이트생 김기웅 씨와 세월호 승무원 정현선 씨가 탈출을 마다하고 승객들을 구하고자 기울어지는 선내에 진입했다가 변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세월호 침몰 당시 김 씨는 세월호 3층 로비에서 자고 있던 동료 3명을 깨워 탈출을 시도했고, 여객선을 빠져나오던 중 여자 친구인 정 씨를 찾기 위해 선내로 되돌아갔다.
김 씨와 정 씨는 동행한 승객을 먼저 탈출시킨 뒤 기울어지는 선내로 다시 들어갔다. 이것이 이들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두 사람은 4년간의 교제 끝에 올 가을 결혼할 예정이었다. 이 사실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들의 고귀한 희생에 12일 보건복지부는 '2014년도 제3차 의사상자심사위원회'를 열어 이들을 의사자로 인정했다.
의사자 유족에게는 의사자 증서와 함께 법률에서 정한 보상금, 의료급여, 교육보호, 취업보호 등의 예우가 행해진다.
한편 실종사 수색과정에서 사망한 민간잠수사 고 이광욱 씨도 의사자 인정 신청이 접수됐지만 자료 보완을 거쳐 다음 위원회에서 심사될 예정이다.
또 제자들의 탈출을 돕다가 사망한 안산 단원고 남윤철·최혜정 교사, 친구들을 구하고 목숨을 잃은 정차웅·최덕하 군도 의사자 인정 신청이 추진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잠수사 이 씨와 단원고의 남 교사와 최 교사, 단원고 학생 정 군과 최 군 등에 대해 의사자 인정 심사를 위해 신청이 접수되는 대로 조속한 시일 내 위원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위원회에서는 지난해 7월 태안 해병대 캠프 사고에서 친구들을 구하고 사망한 고 이준형 군과 2012년 8월 인천 페인트 창고 화재 사고에서 피해확산을 막다가 사망한 고 오판석·박창섭 씨가 의사자로 인정됐다.
의사자 선정 소식에 누리꾼들은 "세월호 의사자 모두 명복을 빕니다", "세월호 의사자 비롯 희생정신 빛났던 분들 감사합니다", "세월호 의사자 다른 분들도 어서 선정되길", "세월호 선장 대신 아이들 구했던 분들 감사합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