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김시곤 KBS 보도국장의 발언을 둘러싼 파장이 거세다.
세월호 유족들이 KBS를 항의 방문한데 이어 결국 청와대로 향했다. KBS가 해명에 나섰지만 쉽사리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세월호 유족 120여명은 8일 오후 9시께 경기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버스를 타고 오후 10시 10분께 KBS 본관 앞에 도착했다.
유족들은 "KBS 국장이 세월호 희생자수와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비교하는 발언을 했다"면서 해당 간부의 파면과 사장의 공개사과 등을 요구라며 경찰과 4시간가량 맞섰다.
가족들은 길환영 사장과 공개 면담을 요구했지만 길 사장은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대신 임창건 보도본부장 등 몇몇 간부가 면담에 응했다.
면담에서 가족 대표단 10명은 길 사장의 공개사과를 요구했고 임 본부장은 "보도책임자인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유족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겠다'며 청와대로 향했고 9일 오전 3시50분께 청와대 앞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길을 막는 경찰과 밤새 대치했다.
이 상황에 대해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는 8일 자신의 트위터에 "고발뉴스 취재팀에 따르면, KBS 보도국장은 한시간 넘도록 면담 약속을 안 지키고 있다며 피해가족들 분통"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영정들고 모인 피해가족들 KBS 보도국장에 항의하러 온 것 뿐. 싸우러 온 것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디어오늘은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측의 말을 인용해 "보도국 간부가 회식 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 라고 발언했다"고 지난 4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KBS 측은 유족들이 제기하는 김시곤 국장 발언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KBS는 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당시 (김시곤 국장의)발언은 한 달에 교통사고로만 500명이 사망하는데 그동안 이런 문제에 둔감했는데 이번 참사를 계기로 우리 사회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보도를 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KBS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차갑다. 네티즌들은 "김시곤 KBS 보도국장 발언, 이 시점에서 의도가 중요한 건 아닌 듯", "김시곤 KBS 보도국장 발언, 표현 자체가 문제", "김시곤 KBS 보도국장 발언, 왜 사과안하는가? 결국 청와대로 가는구만" 등 사실여부를 떠나 표현 자체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번 KBS 보도국장 사태가 KBS의 시청료 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세월호 희생자 수습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국가 기간 방송인 KBS의 수신료를 월 25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리는 인상안을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에 상정했다.
하지만 KBS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따가운 상황에서 법안 통과를 강행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한편 KBS 측은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오후 2시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연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