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다 지친 투자자, 펀드도 단타매매

입력 2014-04-30 15:44
<앵커>

펀드는 일반적으로 대표적인 장기투자 상품입니다.

하지만 코스피가 최근 3년간 박스권의 지루한 흐름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자 투자자들의 매매패턴도 변해가고 있습니다.

김치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펀드 투자자들이 지수의 박스권 흐름에 맞춰 펀드가입과 환매를 반복하는 매매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투자자들의 펀드 매매주기도 짧아져 장기투자 상품이라는 펀드의 수식어를 무색케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코스피 지수가 1900선 아래로 내려갔던 지난해 12월과 올 1월 국내주식형펀드로 1조5천억원의 자금이 들어오더니, 1900선 위로 올라서자 2월부터 지금까지 내리 자금유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2천선을 터치하기 시작한 이번달에는 2조원이 넘는 환매물량이 시장에 쏟아졌습니다.

비단 올해만의 흐름은 아닙니다.

최근 2~3년간 코스피 지수가 1800~1900 사이에 들어오면 투자자들의 펀드 투자자금은 여지없이 들어오고 지수가 반등해 1900~2000 사이로 형성되면 펀드 환매가 몰리며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입니다.

업계관계자는 "시장 흐름이 박스권에 갖히며 투자자들이 목표 수익률도 낮게 잡고 투자기간도 짧게 가져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인덱스펀드와 레버리지펀드 등이 펀드 단타 투자의 주요 대상입니다.

특히 레버리지펀드는 시장 지수의 움직임에 배수로 수익을 가져다 주는 펀드로, 지수가 상승하면 그 상승률의 1.5배 또는 2배의 수익을 내도록 설계된 상품입니다.

다시말해 최근 코스피지수의 박스권인 1800p에 펀드에 가입해 상단인 2000p에 환매하면 지수 10% 상승분 보다 많은 15~20%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더구나 일반적으로 펀드들이 가입 후 90일 이내에 환매하면 수수료를 물리는 것과 달리 레버리지펀드들은 환매수수료도 부과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NH-CA운용의 1.5배레버리지인덱스펀드의 경우 수탁고가 1조원을 넘기며 국내 주식형펀드 중에서도 규모면으로 10번째에 해당할 만큼 덩치를 키운 상황.

하지만 장기투자 상품의 이 같은 단기화 경향은 결국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상승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코스피 2천선 부근에서 쏟아지는 펀드 매물은 몇년간 지수의 상승을 저해하는 매물벽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결국 투자자들에게 단기투자의 부메랑이 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김치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