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법안 처리 결국 ‘무산’‥금융개혁 또 표류

입력 2014-04-29 15:57
<앵커>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소위가 결국 파행으로 끝나면서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위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비롯해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 통합,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 등 그동안 추진해 왔던 주요 금융 정책들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박병연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가 신용정보법 등 금융 소비자 보호를 위한 핵심 법안들을 처리하지 못한 채 4월 임시국회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습니다.

사상 초유의 개인 정보 유출 사건으로 국민적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신용정보보호법과 전자금융거래법, 금융지주회사법 등 이른바 ‘신용정보 유출방지 3법’은 결국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금융 소비자 보호를 위핸 금융감독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분리 설치하는 내용의 금융위설치법.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를 통합하는 내용의 산업은행법 등은 정치적 이해관계만 확인한 채, 다시 서랍 속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이번 회기 중 국회 정무위는 그 어느 때보다 여러 차례 법안심사 소위를 열어 쟁점 법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성과는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법안심사 소위에 계류 중인 119개 법안 중 27개 법안만 문구 몇 개 수정해 통과시켰을 뿐, 쟁점 법안들은 하나도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지방선거와 상임위 변경이 겹친 6월 임시국회에서는 심도있는 법안 심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9월 정기 국회 때나 다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9월 정기국회 때 일부 법안이 처리되더라도 실제 시행되려면 공포 후 6개월이 지나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1년 이상을 기다려야 합니다.

법안 처리 과정을 지켜본 금융위는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지난 1년간 추진해 온 각종 정책들이 수포로 돌아간 데 대해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선 주요 법안들을 통과시키지 못한 가장 큰 책임은 금융위에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야당 입장을 충분히 수용해 법안을 만들고 부족한 부분은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을 통해 채우면 될 것을, 제 밥그릇 지키기에 급급해 판을 엎은 게 아니냐는 이야깁니다.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산업 발전에 필요한 제도적 장치를 만들기에 앞서 이해당사자간 갈등을 조정하고 중재할 능력이 있는 지 우리 정부와 국회에 따져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병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