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죄송스럽고 마음 무겁다" 대국민 사과, 조화는 합동분향소 밖으로..

입력 2014-04-29 14:03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사고 발생 14일째인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통해 "사전에 사고를 예방하지 못하고 초동대응과 수습이 미흡했던데 대해 뭐라 사죄를 드려야 그 아픔과 고통이 잠시라도 위로를 받을 수 있을지 가슴이 아프다"며 "이번 사고로 많은 고귀한 생명을 잃게돼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사고에 대해 책임을 지고 (정홍원) 국무총리가 사의(辭意)를 표했지만, 지금은 실종자를 찾기 위한 노력이 더 중요하다"며 "각자 자리에서 국민과 국가를 위해 충정을 다한 후엔 그 직(職)에서 물러날 경우에도 후회 없는 국무위원들이 되길 진정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이제 더 이상 사고 발생과 대책 마련, 또 다른 사고 대책과 대책 마련이 반복돼선 안 된다"며 "내각 전체가 모든 걸 원점에서 다시 '국가 개조'를 한다는 자세로 근본적이고 철저한 국민안전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지시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국가 차원의 대형 사고에 대해선 지휘체계에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무총리실에서 직접 관장하면서 부처 간 업무를 총괄조정, 지휘하는 가칭 '국가안전처'를 신설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신설되는 '국가안전처'의 세부적인 기능과 조직 구성 방안도 설명했다.

인명피해가 큰 대형 사태나 화학물질 및 해상기름 유출, 전력이나 통신망 사고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사고, 여러 재난이 겹쳐서 나타나는 복합 재난 등이 발생했을 때 곧바로 현장에 사고 수습 전문팀이 투입돼 확실한 초동대처로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것.

또 평상시 반복훈련을 통해 각종 사고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어 즉각적인 조치가 가능하도록 만들겠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박 대통령은 "군인이 전시에 대비해 반복훈련을 하듯이 인명과 재산피해를 크게 가져올 사고를 유형화해서 특공대 대응팀을 만들어 평시 훈련하고, 만에 하나 사고가 나면 즉시 전문팀을 파견해 현장에서 사고에 대응토록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조문했다.

검은색 정장을 입고 오전 8시 45분경 합동분향소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홀로 5분 가량 천천히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 앞에서 헌화 및 분향을 진행했다.

박 대통령이 조문하는 모습에 유족들은 정부의 부실한 사고 대책에 대해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방명록 작성을 마친 박 대통령은 유족들에게 다가가 10여분간 대화를 나눴다.

유족들과의 대화를 마친 박 대통령은 9시 9분 경 분향소를 떠났다.

박 대통령의 조문 이후에도 유족들의 항의는 계속됐다. 일부 유족들이 박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의 조화를 치워달라고 항의하면서 합동분향소 밖으로 박 대통령의 조화가 옮겨지기도 했다.

(사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