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금융권 사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불안정한 지배구조와 부실한 내부통제, 부족한 윤리의식이 더해지면서 금융권에는 '사기꾼'만 늘어나고 있습니다.
'추락한 신뢰, 꾼에 울고 웃는 금융권 시리즈'. 오늘은 그 두번째로 신뢰를 생명으로 하는 금융권에서 기본이 지켜지지 않는 이유를 이지수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최근 잇따라 발생한 금융사고의 공통점은 모두 내부직원의 소행.
은행권에선 KB국민은행의 국민주택채권 원리금 횡령, 하나은행의 KT ENS 대출사기와 신한은행의 가족계좌 불법조회, 우리은행 도쿄지점 부당대출까지 모두 직원들이 연루된 금융사고가 터졌습니다.
2금융권에서 발생한 카드 3사의 고객정보 유출과 보험사의 허위문서 발급도 모두 같은 유형입니다.
내부직원의 윤리의식 부재는 막강한 권한을 갖는 금융지주회장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 인사가 주요 보직에 선임되는 것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인터뷰> 전상경 한양대 교수
"승진하고 성장하는데 능력보다는 줄을 서는게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행태가 고착될 수 있다"
직원들이 개개인의 승진에만 집중해 줄대기에 바쁘다 보니 윤리의식은 먼나라 얘기라는 겁니다.
CEO와 임원들도 지주회장의 눈치보기에만 바빠 단기적인 성과에 몰입돼있다보니 정작 집안 단속에는 소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이재연 금융연구원 박사
"보안이나 내부통제 관련 예산과 인력을 축소하거나 신경을 안쓴다. 형식적으로 형태와 인력만 갖추는거다"
실제 시중 4개은행에서 내부통제 업무를 담당하는 준법감시인력은 전체직원수와 비교해보면 초라하기 짝이 없습니다.
해당 부서에서 법무와 자금세탁감시 등의 업무를 제외하면 정작 내부통제 인력은 KB가 19명,나머지 우리·신한·하나은행이 10명 남짓입니다.
내부 통제 인원 1명당 1천명에서 많게는 2천500명의 임직원을 관리해야 하는 겁니다.
<인터뷰> 시중은행 관계자
"준법감시인이 은행법보면 은행 내부통제 총괄 하도록 돼있지만 실제로 기능하기에는 인력이 부족하다. 사고측면에서 앞단에서 하는게 중요하다. 예방측면이 더 그런데 아무래도 절대적 인력이 부족하다."
<인터뷰> 시중은행 관계자
"각 은행이 모두 내부통제 인원이 적은 편이다. 이래저래 빼고나면 실제 일할 수 있는 인원은 많지 않다. 아무래도 영업쪽이 우선이 되는 경우가 많죠"
단기성과에만 집중하는 CEO가 내부통제에 관심을 저버린 사이, 직원들의 윤리의식은 바닦에 떨어졌고 집안단속은 뒷전으로 밀렸습니다.
한국경제TV 이지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