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초 영국 피부학회지는 아토피피부염 어린이 환자들 중에 혈중 비타민D의 농도가 낮을수록 증상이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임상시험 결과를 게재했다. 시험 결과에 따르면 아토피피부염 어린이 환자(평균 5~6세)의 증상을 경증, 경중증, 중증으로 나누었을 때 경증 아이들의 혈중 비타민D 농도는 가장 높은 반면, 중증 아이들의 혈중 비타민D 농도는 가장 낮았다.
아토피피부염과 비타민D의 연관성을 밝혀낸 국내 연구도 있다. 지난해 1월, 강북삼성병원은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비타민D 농도가 정상인보다 낮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아토피피부염이 의심되는 어린이 79명을 대상으로 알레르기 검사를 진행한 결과 비타민D 결핍27%(21명), 부족 38%(30명), 정상 35%(28명)로 각각 나타났으며, 이 중 아토피피부염이 심할수록 비타민D 농도가 결핍 또는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타민D는 마크로파지를 자극해 아토피피부염을 유발하는 인자 중 하나인 포도상구균을 억제하는 천연항생제를 분비하게 해 아토피피부염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다시 말해, 체내에 비타민D가 부족하면 천연항생제 분비 기능이 저하되고, 이에 따라 피부 보호 면역 기능이 떨어져 아토피피부염 증상이 심해지는 것이다.
카르시페롤이라는 지용성 물질인 비타민D는 참치, 꽁치, 고등어, 햇빛에 말린 버섯 등을 섭취함으로써 생성되기도 하지만, 더 효과적인 방법은 햇볕을 쬐는 것이다. 하지만 햇볕이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햇볕도 가려서 적당히 쪼여야 한다. 햇빛은 크게 UVA, UVB, UVC 등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중 UVC는 오존층에서 대부분 차단되고, 나머지 두 가지가 인체에 영향을 끼친다.
UVA는 피부 노화와 색소 침착을 유발시킨다. 반면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UVB는 화상과 피부암을 일으킨다. 하지만 UVB 중 특정 파장대(311nm)는 세포 DNA에 작용해 세포의 증식을 억제시킴으로써 피부질환의 증상을 개선해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UVB는 피부에 닿아 몸속의 콜레스테롤을 비타민D로 합성시키는 역할도 한다.
아토피피부염을 예방 또는 증상을 완화시켜줄 목적으로 어린이들한테 UVB를 쪼이려면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 10~15분 정도가 가장 좋다. 하지만 UVB는 유리창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내에서 쪼이는 햇빛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 따라서 반드시 실외에서 쪼이는 것이 좋다. 아토피피부염 어린이 환자를 둔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자녀를 좀 더 가까이서 잘 돌봐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자녀한테 실내 생활을 종용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자녀의 건강을 더 해칠 수 있다. 햇볕을 충분히 쪼이며 즐기는 야외 활동은 아토피피부염 자녀의 증상을 완화시켜줄 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아토피피부염을 예방 또는 증상 완화를 위해 햇볕을 쪼이는 것은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방법이다. 전국 23개 지점 160여명의 의료진이 아토피피부염 등 난치성 피부질환 치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방 네트워크인 하늘마음한의원 광주점 박철은 원장은 “아토피피부염은 단순히 피부상의 문제가 아니라 인체 면역 시스템의 이상이 원인으로, 의학계에서 아토피피부염을 면역계 질환으로 보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라며 “인체 면역력이 약해졌기 때문에 잘 낫지 않고 호전과 재발이 반복되는 것인데, 만성화된 아토피피부염의 증상을 개선하려면 근본적인 치료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의학에서는 아토피피부염의 원인을 ‘장누수증후군(새는장증후군)’에서 찾고 있다. 장은 인체 면역 기능과 직결되는데, 장에 유해 독소가 많이 축적되어 있으면 이 독소가 온 몸에 퍼져 인체에 악영향을 끼치고 면역력을 떨어뜨리게 된다는 것이다.
하늘마음한의원은 장누수증후군을 개선하기 위해 해독탕 복용, 심부온열치료, 체질 생식 섭취 등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치료를 돕기 위해 행복주치의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행복주치의 제도는 아토피피부염 치료가 종료된 이후 환자가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되돌아가 증상이 재발되는 것을 방지하는 프로그램으로, 환자들에게 음식 및 생활과 관련된 상세한 가이드를 제공함으로써 증상이 재발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광주지역 아토피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하늘마음한의원 박철은 원장은 “아토피피부염은 일단 발병하면 잘 낫지 않고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는 만성 피부질환이기 때문에 단순히 햇볕을 쪼이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으로 치료될 수 없다”며 “환자의 체질을 파악한 후 그에 맞춘 처방과 여러 가지 치료법을 장기간 병행해야 아토피피부염을 근원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