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윤맘의 육아타임즈]진짜 엄마가 되는 날, 출산 2주 뒤~

입력 2014-04-25 16:11
수정 2014-05-01 11:23
출산 후 2주, 그 때까지만 해도 몰랐던 엄마라는 이름 두 글자의 무게.



출산을 하고 나서는 신생아실이 있었고, 산후조리원에서 조리를 하는 동안에도 내 아이를 보살펴 주는 다른 누군가가 있었다. 그러나 그럴 때와 조리원을 나온 후는 그야말로 천양지차였다.

우리 남편, 개그맨 정진욱 씨와 나는 부모라는 책임을 갖고 아이를 돌보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 줄 짐작조차 할 수 없었던 초보였다.

남편과 나, 아기 처음으로 셋이 함께 집으로 가는 날…누군가가 알려주는 대로, 시키는 대로 아기를 보다 막상 집으로 가려니 이 작은 생명이 이젠 전적으로 내 책임이라는 부담감, 두려움이 앞섰다.

난 육아에 대해 이렇다 할 지식이 없는데…‘이 아이를 내가 어떻게 해야 하나’부터 별별 생각이 다 들어서, 집에 가기 전날 온갖 생각에 잠을 설쳤던 기억이 난다.

출산 2주 뒤, ‘엄마’라는 단어가 정말로 와 닿던 집에서의 첫 육아가 시작되었다. 3.3kg의 아주 작은 내 아이 가윤이와 집으로 향하는 길, 그 순간에도 걱정은 떨쳐지지 않았다.

집에서 조리원은 40분 거리였다. 난 또 불안감에 휩싸였다. 아직 신생아인데 이렇게 차를 오래 타도 괜찮은가? 아기가 울면 차 속 공기가 답답해서 그런 것 아닌가? 정말 사소한 것들부터가 걱정 투성이었다.

어느 책에서 "엄마가 되는 순간, 여자는 24시간 내내 근무하는 직업을 가지게 된다"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정말 100% 공감가는 말이다.

가윤이와 첫날밤을 보내며 세상의 모든 엄마들은 대단하다고 또 한 번 느꼈다.

신생아들은 수시로 공복감을 느껴 30분~2시간 간격으로 한 번씩 모유나 분유를 먹어야 한다. 우리 가윤이 역시 배꼽시계가 울렸다. 첫날은 30분~1시간 간격으로 울며 젖을 찾기 시작했다. 수유를 금방 끝낸 후 나도 잠이 들려 할 때쯤…늘 어김없이 울어주시는 가윤이 덕분에 첫날부터 24시간 대기하는 엄마라는 직업이 시작됐다.

나는 뜬눈으로 밤을 새며 기저귀를 갈고, 수유하고, 안아주기를 반복했다. 그럴 때 옆에서 꿈나라 삼매경 중이신 남편 정진욱을 볼 때마다 화가 치밀어 올라왔다.

‘왜 나만 아기를 봐야 해!’라는 말이 턱까지 올라왔지만, 밖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돈 벌어 오는 남편을 차마 소리치며 깨울 순 없었다. 다만, 눈치껏 일어나서 1시간이라도 봐주길 바랐다.

그래서 나는 퇴근하고 온 눈치코치 없는 남편에게 "난 잠 한숨 못 잤으니 이제 오빠가 아기 좀 봐줘"라고 말했다. 그러자 남편의 얼굴이 얼음처럼 굳었다.

남편도 나처럼, 너무 작고 여린 아기라 혹시 안아주려다 자칫 어디 부서지는 건 아닌지 불안해서 못 보겠다는 것이다.

하…그건 나도 마찬가지인데. 남편에게 아기를 맡기고 조금 쉬려고 하면 "지연아~아기아기아기~~~" 라며 기저귀조차 어디 부서질까봐 못 갈겠다고 나를 찾는 남편이다.



처음 부모가 되면 호들갑은 기본이라는데 우리 부부 또한 예외는 없었다. 다른 아기들의 ‘정상’에서 조금만 달라도 ‘왜 그러지? 내가 뭘 잘못한 건가’라는 생각에 소아청소년과에 전화를 하루에 몇 통씩 넣었다.

소아청소년과에서의 반응은 늘 "첫 아이신가요? 그 정도는 괜찮아요"라고 돌아오는데도 불안해서 자꾸 전화해 선생님들을 귀찮게 했다.

아직도 멀었지만 시간이 이만큼 지나 보니 육아는 지식보단 경험인 듯하다. 지식이 어느 정도 있으면 더욱 좋겠지만 지식만으로는 육아 전문가라고 할 수 없다. 첫 아이는 누구나 그렇듯 안절부절 못하면서도 어떻게든 키우게 되며, 그러면서 점점 적응하게 된다. 그러면서 나만의, 내 아이만의 육아 노하우를 찾아가는 것 같다.

첫 아이보단 둘째가 수월하듯, 둘째보다 셋째를 키울 때 더 수월하다는 것은 그래서이다.

그렇게 우리는 ‘호들갑’과 함께 가윤이에게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첫 걸음을 시작했다.(정리=한국경제TV 블루뉴스 이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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