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시중 부동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금융사 단기상품에 묶여있습니다.
자금이 금융권에서만 맴돌고 실물로 유입되지 않아 우리 경제의 성장기반에 악영향이 우려됩니다.
이주비 기자입니다.
<기자>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시중 부동자금은 주로 은행과 자산운용사 등 금융기관에 머물고 있습니다.
특히 만기가 6개월 미만인 단기 상품에 무려 700조원에 달하는 돈이 몰리고 있어 자금 흐름이 막혀 있는 사실상 '돈맥경화' 상태에 놓였습니다.
실제 현금통화와 입출금이 자유로운 요구불예금 등을 보여주는 지표인 M1, 즉 협의통화는 지난해 8월 481조 원에서 올해 2월 518조 원으로 6개월 사이에 37조 원 늘었습니다.
여기에 2년 미만 정기 예·적금과 머니마켓펀드, 수익증권 등 M2, 즉 광의통화도 1천888조 원에서 1천954조 원으로 66조원 넘게 증가했습니다.
개인은 물론 일부 대기업의 여유자금이 금융기관과 단기금융시장에만 몰려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겁니다.
시중 자금이 단기 부동화 현상을 겪고 있는 이유는 저금리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데다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최문박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일단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건데요. 주가지수같은 경우는 연초에 1900이하로 떨어졌다가 이제 2000가까이 올라온 상태고 채권은 금리가 앞으로 올라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투자를 미루고 있는 상황입니다.이런 것들이 장기 투자를 막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중앙은행이 경기회복을 위해 정책금리를 낮게 유지하면서 M1의 증가율이 높아졌는데 M2의 증가율은 그에 미치지 못한 점도 시중자금의 단기화에 한 몫 했습니다.
문제는 수백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금융권에서만 맴돌고 실물경기로 돌지 않는 데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이 심화될 경우 소비위축과 경기침체 등 실물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주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