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신간] ‘청춘 의사’

입력 2014-04-22 18:43


마지막 인턴 세대가 전하는 절절한 고백 TV에서 나오는 드라마 이야기가 아니다!”

“인턴을 시작하면 그렇게 모든 것이 그냥 맨땅에 내던져지는 느낌이었다.”

대개 ‘의사’를 마주했을 때 의학에 관한 무엇이든지 꿰고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을 하기 마련이지만, 약 6년의 공부를 마쳤음에도 실제 환자를 처음 마주한 인턴 의사들의 심경은 아마 대부분이 위와 같을 것이다. 그렇게 의사는 몸소 부딪히며, 일련의 정해진 기로를 따라 전문의로 성장한다. 태어날 때부터 의사인 사람은 없는 것이다.

‘청춘 의사’는 마지막 인턴 세대가 털어놓는 후일담이다. 쉴새 없이 이어지는 병원 생활 속에서도 저자는 생각의 확장을 통한 다양한 사유를 풀어낸다. 수많은 상황을 마주하며 피어난 날 것 그대로의 고찰들은 더욱 생동감 있는 글로 완성됐다.

저자 박성우(온베스트/출판)는 ‘의사로서’가 아닌 갓 졸업하여 ‘의사가 된’ 시선으로 하나하나 기록해나갔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한 ‘청춘’이 써내려 간 글은 그래서 더욱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일으킨다. 더불어 『청춘 의사』 속 섬세한 필체로 공유된 인턴 의사의 삶과 뭇 청춘들이 고민할법한 과제를 단호하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나가는 과정을 통해 의사 박성우 그리고 우리는 조금씩 성장해나가고 있음을 느낀다.

의과대학교를 졸업하여 현 아산병원 성형의학과 전문의인 저자 박성우는 사실 인문계 학생이었다. 재수와 동시에 전과를 감행했던 그는 우려와 달리 많은 이과계열 학생들이 꿈꾸는 의대생 명찰을 달게 된다. 다소 딱딱하고, 보수적인 방식의 공부를 하는 와중에도 인문학적 본능을 따라 편집부 동아리 활동을 겸했고, 이를 통해 자신만의 감성을 키워나갔다. 그의 글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따뜻함은 그래서 태생적 경향이라 생각 드는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시간만 나면 청춘을 논하기 바빴을 그때, 잠자는 시간도 나지 않던 인턴 시절, 한 땀 한 땀 자수 뜨듯 써내려 간 글이 드디어 더 큰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됐다.

누구에게나 인생은 첫걸음을 떼는 순간의 연속이다. 세상에는 참 별일이 많고, 이를 몸소 깨우쳐 나가는 과정은 성장 중에 겪는 환절기와 같다. 그렇기에 ‘청춘 의사’ 가 담고 있는 메시지는 사실 우리가 모두 한 번쯤 해보았을 법한, 자신을 향한 고백이다.

‘청춘 의사’는 의과대학교 졸업과 함께 실전에 투입된 의사의 실제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린다. 완전한 의사라 하기에는 아직 모든 것이 낯선 인턴 의사. 그의 시선으로 바라본 병원의 일상은 때로는 바쁘게 그리고 때로는 절박하게 진행되는 역동적인 액션물과도 같이 느껴진다.

이러한 삶 속에서 쓰인 새내기 의사의 기록은 가감 없이 병원의 풍경을 재현해냈고, 또 그 일상적인 풍경에서 시작된 깊은 고찰은 독자로 하여금 수많은 상념에 빠지게 한다. 더불어 죽음, 편견, 갈등이 끊이지 않는 공간 속에서 살아가는 한 의사의 따뜻한 문체는 그럼에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위안을 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