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융감독원이 원장의 독단적인 권한 행사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임원들은 1년 마다 원장의 평가에 따라 재임용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소신있는 결정을 하기 어렵고, 직원들은 일명 ‘뺑뺑이’ 인사에 전문성을 키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병연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최수현 금감원장 취임 후 부원장보 이상 임원들의 임기가 사실상 1년으로 단축됐습니다.
금감원 임원들은 법적으로 3년의 임기가 보장되지만, 최 원장 취임 후 이 같은 원칙은 사라졌습니다.
과거에도 임원들은 매년 평가를 받았지만 성과급에 차등을 두기위한 것이었을 뿐, 임기는 어느 정도 보장을 받았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어떤 임원이 원장의 의견을 무시하고 소신있게 업무를 추진할 수 있겠냐는 게 금감원 내부의 평가입니다.
<인터뷰> 금감원 관계자
“잘못하는 임원들은 1년 후에 자르겠다고 해서 처음엔 듣기 좋았는데, 나중에 시간이 흘러서보니까 임원들이 원장한테 할 이야기를 다 못하고...원장이 싫어하는 이야기는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 하는 이야기가 돌더라고요...”
임원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사기도 땅에 떨어져 있습니다.
매년 인사에서 근무부서를 이리저리 돌리다 보니 전문성을 갖고 업무를 추진하기 어렵습니다.
심지어는 피감기관의 요청으로 담당자를 바꾸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외부에서 경력직으로 채용한 직원조차 전문성을 키워주기는 커녕 이리저리 돌리다보니 조직생활에 적응하기도 바쁜 게 현실입니다.
일부에선 4급 이상 직원들의 재산공개를 의무화 하는 등 업격한 도덕성을 요구하면서도 임금동결과 삭감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는 점도 사기를 떨어드리는 요인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회사 관계자들을 모아놓고 불법행위를 엄단하겠다고 으름장을 놀기 이전에 내부 조직 관리부터 챙겨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박병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