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사라진 문화유산 터나 역사적 사건이 있었던 지점에 세우는 표석(標石)을 신설, 철거, 이설, 문안 수정, 보수할 때 일관되게 적용할 '서울시 역사문화유적 표석 정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이달부터 본격 시행한다.
지난 1985년 표석이 처음 만들어진 이래로 현재 서울시내에 총 320개 표석이 세워졌지만 그동안은 일관되고 통일된 정비·관리 원칙이 부재한 상태였다.
이번 지침의 내용은 표석 정비 기준, 문안 작성 기준, 기관별 역할분담으로 구성됐다.
표석 신설은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유적지 중 만들어지고 나서 50년 이상 지났으면서 역사적 가치가 인정됐을 때에만 가능하다.
철거는 이항복 집터처럼 문화재로 승격됐을 때, 위치와 내용이 명확하지 않아 시민에게 혼란을 줄 때 가능하다.
표석 형태와 문안은 유지하면서 위치만 옮기는 작업(이설)은 김정희 선생 집터 표석처럼 위치가 잘못되었음이 명확하게 확인되는 경우에 가능하다.
김정희 선생 집터는 그동안 종로구 통의동 67-3번지로 알려졌었지만 사료 조사를 통해 적선동 적선현대빌딩 앞이었던 것으로 밝혀졌고 표석도 옮길 예정이다.
문안 수정은 역사적 사실이 틀렸을 때, 불필요한 내용이 포함됐을 때, 오·탈자가 있을 때 할 수 있다.
문안은 표제어와 세 문장의 본문으로 간결하게 쓰도록 했다.
표제어에는 한자를 함께 쓰되 필요하면 다른 외국어도 쓸 수 있다.
본문은 국문 단독 표기를 원칙으로 하되 일부 용어에 한자를 포함하는 것과 외국사람과 관련 있으면 영문을 쓰는 것을 허락했다.
가이드라인은 앞으로 신설되는 표석뿐 아니라 서울시가 2016년까지 정비할 계획인 177개 표석에도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