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부활절 연합예배 거행, 세월호 침몰 전원 기립 기도‥"모든 생명이 살아오게 해주소서"

입력 2014-04-20 10:17
수정 2014-11-05 17:43


2014년 부활절연합예배가 20일 오전 5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목회자와 성도 1만 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예배 참석자들은 예배 시작 직전 양병희 목사의 인도에 따라 지난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건’의 피해자와 가족을 위해 전원 기립해 기도했다. 양 목사는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고 하신 주님께서 모든 생명이 살아 돌아와 가족과 만나게 해 달라”며 “요나의 기적을 한국교회와 한국사회가 목도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인한 애도의 분위기 속에 이날 예배도 시종일관 엄숙한 가운데 진행됐다. 부활 찬양도 칸타타에서 들을 수 있는 밝고 화려한 곡이 아닌 다소 무겁지만 부활의 메시지를 담은 찬송가들이 주로 불려졌다.

부할절준비위원회 상임대표대회장인 예장 백석 총회장 장종현 목사는 대회사에서 “예수께서 부활하심으로 죄와 고통으로 죽어가는 우리들에게 새로운 소망을 주셨다”며 “예기치 못한 사고로 깊은 절망과 슬픔에 빠져 있는 세월호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국민들에게 주님의 위로와 부활의 기쁨과 소망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생명의 주님,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라는 제목의 메시지를 전한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는 “모처럼 한국교회가 연합해 부활절 예배를 함께 드리게 돼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며 “이번 부활절 예배를 통해 남북통일도 앞당겨 지기를 축원한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교회 성도 모두가 부활을 믿음을 확신하는 부활절이 되기를 기도한다”며 “꽃도 피우지 못한 채 찬 물에 갇혀 있는 어린 학생들과 진도 앞바다에서 애태우고 있는 가족들에게 하나님께서 산 소망을 주실 줄로 믿는다”고 말했다.

앞서 ‘죄의 고백’의 시간에서는 예성 총회장 나세웅 목사와 한장총 증경회장 이정균 장로 등 한국교회 지도자 6명이 강단에 올라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은 채 기도했다. 이들은 받은 은혜를 이웃과 나누지 못했던 죄와 형제와 이웃에게 무관심했던 죄, 정의와 공의를 위한 수고에 인색했던 죄 등을 고백한 뒤 “우리의 허물을 깨닫고 주님 앞에 탄식한다”며 정장 위에 입은 흰 가운을 가슴 부분에서부터 찢어 내렸다.

예배는 성찬에 이어 한국구세군 박종덕 사령관의 축도로 마무리됐다.

‘생명의 주님,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예배는 예장 통합과 백석, 고신, 기성, 예성, 기장, 구세군 등 한국교회 50여개 교단이 함께 해 2012년 이후 3년 만에 연합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독한 축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예수의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부활절을 위해 한국교회가 평화와 화해의 연합예배를 드리게 된 것을 뜻 깊게 생각한다”며 “여객선 침몰 사고로 고귀한 생명을 잃은 분들과 유가족, 실종자와 그 가족, 그리고 깊은 슬픔에 잠겨 있는 국민들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손길이 함께 하시도록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부활절 연합예배, 감동적이다" "부활절 연합예배, 주님의 사랑과 은총이 상처받은 우리의 영혼을 어루만져주시기를 기도한다" "부활절 연합예배, 우리 서로를 감싸안고 위로하며 사랑하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