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입양은 한 가정의 새로운 도전이다. 즐겁고 흥분되는 일이기도 하지만 준비해야 할 것도 많다. 그러나 의외로 개집이나 밥그릇, 목줄 정도만 준비하고 덜컥 강아지를 데려오는 무모한(?) 이들도 많다.
얼른 생각나는 이런 준비물 외에도 반려동물 입양에는 챙겨야 할 것들이 있다. 강종일 아시아소동물수의사회 회장(충현동물병원 원장)의 조언으로 반려동물 입양과 함께 예비 주인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을 알아봤다.
◆냄새가 난다면, 귓병부터 체크!
반려동물을 데려왔을 때, '냄새'가 1차적인 문제인 경우가 많다. 특히 유기견, 유기묘를 입양했을 때나 비위생적인 사육장 출신의 어린 강아지, 고양이를 데려온 경우가 그렇다. 귀엽긴 하지만 냄새가 나서 안아주지도 못할 정도라고 호소하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목욕을 시키지 않아서 지저분해 냄새가 나는 경우도 많지만, 정말 지독한 냄새를 부르는 것은 '귓병'이다. 강 회장은 "유기된 동물이나 사육장 출신의 동물은 거의 다 귀 진드기에 감염돼 있는데, 이것이 참을 수 없을 만큼 심한 냄새를 부른다"고 전했다.
귓속 털이 나 있는 종류는 이 털을 제거하고 습기가 차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주인이 무리하게 귀 털을 뽑거나 면봉으로 닦으려다 오히려 상처가 나거나 염증이 생길 수 있으며, 외과적인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으므로 수의사를 찾는 편이 좋다. 이때 지루성 피부염이나 기생충성 피부병에 걸려 있지 않은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건강을 생각하는 사료 및 간식 준비
반려동물에게도 일단 '의식주'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 중 주인의 준비가 가장 중요한 것은 '식'이다. 동물의 경우 원래 가지고 있는 털가죽이 옷에 해당하며, 집은 실내생활을 할 경우 주인의 집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먹을 것은 주인이 준비하기 나름이다.
저가, 저품질의 개, 고양이 사료가 자주 문제가 되므로 원료가 믿을 수 있는 제품인지 따져 보고 사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에는 간식으로서의 기능뿐 아니라 동물의 각종 냄새를 없애 주는 미소 유기농 에티켓 캔디 등 유기농 원료를 사용한 사료나 간식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지방질이 지나치게 많고 단 간식, 특히 사람 음식보다는 동물용 과자나 간식에 익숙해지도록 처음부터 길들여야 한다. 무분별한 간식 섭취는 비만이나 질병의 원인이 되므로 반드시 적정량만을 주겠다고 주인부터 마음먹는 것이 좋다.
◆화장실, 침실 준비 및 원칙 마련
반려동물을 데려오기 직전 가족들끼리 의논해 어디를 화장실로, 어디를 자는 곳으로 할지 미리 정해 두는 게 좋다. 화장실을 베란다로 할지 아니면 욕실 바닥으로 할지, 자는 곳이 주인의 침실인지 거실의 개집인지를 정해 둬야 처음 동물이 왔을 때 혼란이 덜하다.
반려동물 키우기 또한 육아와 마찬가지여서, 처음부터 원칙을 정하지 않고 식구들마다 다른 기준으로 대하면 동물이 혼란스러워하게 된다. 털 날림이나 위생상의 문제로 주인의 침실에서 재울 생각이 없다면, 처음 왔을 때부터 잘 때 침실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도록 모든 식구들이 가르쳐야 한다.
화장실 또한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욕실로 정했다가 베란다로 바꾸는 등 변화를 주면 동물은 혼란스러워하게 되고, 훈련에도 더 시간이 걸린다. 강아지의 경우 화장실에는 깨끗한 신문지를 깔아주고 용변을 본 뒤에 꼭 바꿔주는 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한국경제TV 이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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