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0명이 실종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지 20시간이 지나면서 실종자 가족의 초조함이 극에 달하고 있다.
사고해역과 10여㎞ 떨어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 모인 실종자 가족은 해경에 가용인력을 총동원해서라도 생존자를 구조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특히 16일 밤과 17일 새벽 일부 실종자 가족이 세월호 내부에 있는 생존자와 연락이 닿았다는 말이 돌면서 해경에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실종자 가족은 "지금 선체에 생존자가 있다"며 "말로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지 말고 직접 잠수부를 투입해 구출해라"고 요구했다.
일부 가족은 팽목항에 나와 있는 해경 관계자에게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앞서 여객선 침몰사고 대책본부가 꾸려진 진도 실내체육관을 찾은 정홍원 국무총리는 오락가락한 정부발표와 더딘 구조작업 탓에 실종자 가족에게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밤새 조명탄을 쏘며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는 해경은 침몰한 선체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17일 0시를 전후해 잠수에 필요한 감암챔버가 탑재된 독도함, 청해진함 등 3척의 함정이 사고해역에 도착해 본격적인 수중구조 작업을 시작했지만 흐린 시야와 강한 조류 탓에 선체 수색이 난항을 겪었다.
해경은 침몰된 선체에 강제로 공기를 주입하는 '에어호스' 작업도 검토했지만 야간에는 힘들어 날이 밝는 대로 실시할 계획이다.
구조작업 중 추가로 인양된 시신 2구는 경비정을 통해 팽목항으로 옮겨진 뒤 목포 중앙병원에 안치됐다.
일각에서는 침몰한 선체 내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승객 대부분이 숨졌을 가능성이 나오고 있지만 가족들은 선체에 남은 공기에 연명해 생존자가 있을 것이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