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여진구의 영화 '권법' 하차가 제작사 측의 일방적인 통보였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어서 '권법' 제작사가 이를 반박하는 공식 입장을 내놔 팽팽하게 대립 중이다. 상황은 똑같은데, 양 측의 말이 다르기 때문에 진실은 아리송하다.
'권법' 제작사 티피에스컴퍼니-스카이워커 측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논란에 대한 공식입장을 전했다. 제작사 측 주장의 핵심은 여진구가 8월 '권법' 촬영에 들어가기 전 무리하게 영화 '내 심장을 쏴라' 출연을 결정했기 때문에 하차시킬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제작사에 따르면 여진구 측은 7월까지 '내 심장을 쏴라' 촬영을 마치고 8월부터 '권법' 촬영을 시작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시트콤 '감자별'이 끝난 이후인 5~7월은 '권법'을 위한 액션 트레이닝 등 다양한 준비가 필요한 기간이므로 이 기간에 다른 영화를 찍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 제작사의 판단이다. 때문에 제작사 측은 "그런 무리한 일정을 고집한다면 여진구와 '권법'이 함께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수 차례 의사를 표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진구 소속사 제이너스 측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제이너스 측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제작사는 여진구와 계약을 파기하기 전 다른 배우와 접촉을 했다"며 "여진구를 잡아둔 상태에서 김수현 등 한류스타를 비롯한 다른 배우에게 캐스팅 제의를 한다는 건 어린 배우에게 일방적으로 상처를 주는 일"이라고 밝혔다.
타 배우에게 캐스팅 제안을 했다는 소속사 주장에 대해 제작사는 "저희가 도저희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소속사가 계속 요구하는 상황에서 저희도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었고, 3월 중순경 다급한 마음에 몇몇 배우들의 컨디션을 체크해 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는 심도 깊은 논의가 아니었으며 가능성을 타진해 본 수준에 지나지 않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조인성에 이어 '권법'의 두 번째 주인공으로 발탁됐던 여진구의 출연이 무산된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200억원 규모의 SF 대작으로 제작 전부터 관심을 모으던 '권법'에는 '독이 든 성배'라는 별명이 붙게 됐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박광현 감독이 연출하는 '권법'은 당초 남자주인공으로 낙점됐던 조인성의 하차, 제작 지연과 무산 등으로 오랫동안 화제를 모아온 작품으로, 이번 캐스팅 논란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또한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경제TV 이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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