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윤이 귀 빠진 날 전, 한참 얘깃거리가 됐던 게 있다. 바로 태몽이다.
태몽은 잉태의 조짐이나 태아의 성별 등을 알려준다는 속설이 있다. 그럼 태몽은 누구나 꾸는 걸까?
자신의 태몽을 자신이 꾸는 사람이 있는 반면, 태몽을 전혀 안 꾸는 사람도 있다. 또는 태몽을 가까운 지인이 꿔 주는 사람도 있으니 참 재미있다.
그런데 난 우리 아가의 태몽을 직접 꾼 사람이다!
그땐 나는 몰랐다. 내가 꾼 그 돼지꿈이 태몽이었다는 것을!
돼지꿈을 꾼 뒤 그저 돈 복이 들어오는 길몽이거니 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말하면 운이 달아난다는 미신을 들은적 있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채 복권만 샀었던 기억이 난다.
혹시 복이 달아날까봐 복권 당첨일에도 비밀을 지키며…
하지만, 내가 샀던 복권…모두 하나같이 꽝...!! 단 하나의 숫자도 맞은 적이 없다. 보통 그러기도 힘든 일인 것 같은데. 꽝일 때마다 다른 건 맞을 거야! 얼마나 좋은 꿈을 꿨는데~ 라며 바보같이 매번 복권을 샀었다.
나의 꿈 내용은 이랬다.
내 지인들과 어딘지 기억이 정확히 나진 않지만 누군가를 만나러 어느 학교 같은 건물에 들어갔는데…
문을 열었더니 아기멧돼지들이 가득!! 꿀꿀!! 꿀꿀!! 날 보더니 갑자기 아기멧돼지 세 마리가 달려오는 것이다!
돼지들이랑 눈이 딱 마주치자 난 기겁하며 어딘지도 모르는 곳으로 한참을 도망쳤는데, 내가 아무리 빨리 뛰어도 아기멧돼지들이 끝까지 쫓아와선 내 다리에 부비적부비적~하며 킁킁 냄새를 맡는 꿈!
무슨 뜻일까...왠지 돼지가 나온 꿈이니 좋은 꿈인 것 같은데… 해몽을 보니 재물, 태몽…뭐 이런 말이 나온다.
'태몽은 당연히 아니야!'라는 나의 고정관념을 깨 버리고 떡하니 태몽이 되어버린 내 꿈~
그런데 이 꿈만이 아니다. 잉태 중엔 꿈을 정말 많이 꾸는 것 같다. 난 그랬다. 정말 생생한 꿈들을 잠만 자면 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번은 또 코끼리만큼 큰 새하얀 고양이가 우리집 마당에서 날 지켜보는 꿈도 꿨었다. 그 고양이 꿈도 태몽이었던 듯하다. 고양이가 아주 예쁘게 생겨서 아직도 그 꿈 속 고양이 모습이 그려진다.
우리 첫 아이 가윤이의 이 태몽들은 전부 성별을 알기 전 꾼 것들이다. 여기저기 해몽을 해 보니 돼지 세 마리는 딸이라고 했다.
나는 내심 딸이길 바랐던 터라 딸이라는 태몽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내심 '이런 꿈 다 꿨는데 아들인 것 아냐?'하는 불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곧바로 태명 짓기에 들어갔다.
태명은 뭘로 할까? 우리 남편 정진욱 씨와 태명을 고르느라 밤을 새던 날이 기억난다. "이거이거!" "아니, 이건 별로야~뜻이 좋아야지~"라며 둘 다 졸린 줄도 모른 채 고르고 골랐다. 그래서 제일 예쁘고 좋은 뜻으로 지은 태명이 '라온'이다
'라온'은 '즐거운'이란 뜻을 가진 말로 순수 우리말이다. 우리 아이에게 늘 즐거운 일들만 있길, 모두가 즐거워지길 바라며 지은 태명이다.
그런 태몽과 태명을 거쳐 드디어 내 뱃속에서 세상 밖으로! 정말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우리 딸 라온이가 태어났다! 갓 태어나 울고 있는 아주 작은 아기가 내 품에 안긴 그 순간! '어느 세상 그 누가 나보다 행복할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던 잊지 못할 순간이다.
태명이 아닌 실제 이름 가윤이가 된 우리 라온이! 우리 세 식구 항상 건강하고 밝게 살자! 사랑한다, 우리 딸! 너의 하나밖에 없는 아빠, 엄마가.(정리=한국경제TV 블루뉴스 이예은 기자)
★tvN '푸른 거탑'과 '코미디 빅리그'의 개그맨 정진욱과 그의 아내 송지연이 펼치는 ‘가윤맘의 육아 타임즈’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