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기업 '적자에도 성과급’

입력 2014-04-04 17:12
<앵커> 지난해 SH공사,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 등 3개 서울시 산하기관의 부채가 1천4백여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성과급 잔치를 벌인 곳도 있었습니다.

엄수영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도시철도공사.

지난해 매출액 5,962억원과 2,9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2012년보다 1천억원 가까이 적자폭이 확대된 것입니다.

적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경영평가 성과급이 140%에서 190%로 오르고 157억원의 임금인상 등 '그들만의 잔치'를 벌였습니다.

지난해 90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서울메트로의 경우 2012년보다 386억원 손실폭을 줄였지만 만성적자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실적이 개선된 곳도 부채 줄이기에는 실패했습니다.

2012년 4천5백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냈던 SH공사는 지난해 2천5백억원 흑자로 돌아섰지만 부채는 오히려 268억원 늘었습니다.

서울메트로도 284억원, 도시철도공사는 905억원이나 늘어나며, 서울시 산하 3대 공기업의 지난해 부채만 1,457억원이 늘었습니다.

정부 차원의 공기업 개혁 요구가 거세지자, 서울시도 30억원을 들여 외부 컨설팅을 실시했습니다.

이에따라 오는 2020년까지 서울시 산하 5개 공기업은 2조3천6백억원을 절감한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 정효성 서울시 기획조정실장

"경영에 대한 책임이 불명확하고 적자가 나더라도 서울시에서 이를 해결해주겠지 또는 서울시에서 시켜서 한다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안일한 생각은 경영부실, 시민 세금의 낭비는 물론 대시민 서비스 악화라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하지만 컨설팅 보고서대로 실적 개선과 부채 감축이 가능할 지는 의문입니다.

우선 임대주택 공급과 도시재생 전문으로 거듭나겠다는 SH공사.

임대사업 규모를 키우면 적자는 더 커질 수 밖에 없고, 도시재생 사업의 경우 부동산 경기 회복이 따라줘야 합니다.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의 경우 협업 등으로 인건비 지출을 줄이는 방안이 나왔는데 이마저도 노조의 반발이 예상됩니다.

박근혜 정부가 공기업 개혁의 칼을 빼들었지만 여전히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는 지방 공기업 개혁은 무풍지대로 남아있습니다.

한국경제TV 엄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