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이자도 못 벌면서 임원들 '연봉잔치'?

입력 2014-04-03 14:04
수정 2014-04-04 09:16
매출 기준 100대 기업 가운데 22곳은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면서

등기임원에게 10억대 이상의 고액 연봉을 준 것으로 드러나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3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100위권 안에 드는 국내 기업 중 KT, 두산건설, CJ대한통운 등 22곳의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것으로, 수치가 1 미만이면 벌어들인 돈보다 내야 하는 이자가 더 많다는 뜻.

그런데도 이들 기업은 지난해 등기임원에게 최대 32억원, 1인당 평균 6억3천만원에 이르는 보수를 지급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매출 100대 기업 중 등기임원의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곳은 삼성SDI(17억6천만원)였다.



박상진 삼성SDI 사장이 작년 보수로 20억9천만원, 김영식 이사는 10억2,800만원을 받았다.

이자보상배율이 -7.3인 삼성SDI는 지난해 1,276억원의 영업적자를 내고 이자비용으로 173억원을 썼다.

이자보상배율이 -0.8인 한진해운은 등기임원에게 평균 14억3천만원을 지급했다.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17억원, 김영민 전 사장은 23억9,100만원(퇴직금 18억6천800만원 포함)을 받았다.

한진해운은 영업손실 3,076억원을 내고 이자비용으로는 3,897억원을 지출했다.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0% 급감, 이자보상배율이 0.8로 떨어진 KT 등기임원들도 '연봉 잔치'를 벌였다.

이석채 전 회장이 퇴직금 11억5,300만원을 포함해 29억7,900만원을 받는 등 등기임원 1인당 평균 연봉이 14억100만원이었다.

GS건설은 작년 영업손실이 1조314억원, 이자비용은 1,022억원에 이르렀는데도 등기임원이 평균 10억4천만원을 챙겼다.

GS건설은 허창수 GS그룹 회장에게 17억2,700만원, 허명수 부회장에게 6억3,500만원을 지급했다.

매출 100대 기업 중 지난해 기준으로 이자보상배율이 가장 높은 곳은 현대미포조선으로

이자비용은 비교적 낮은 7억2천만원이었지만 영업적자가 2,058억원 발생, 이자보상배율이 -286.3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이자로 가장 많은 돈을 쓴 매출 100대 기업은 대한항공으로 4,374억원을 지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