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판 걷는 중국···구조개혁 실패 시 '중진국 함정'

입력 2014-03-31 15:19
마켓포커스 [차이나 뷰]

출연: 조용찬 미중 산업경제연구소 소장

중국 은행들은 국유형태로 정부가 예금을 보장할 것이라는 믿음이 강해 갑작스런 뱅크런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지난 주 장쑤성 옌청시에 서 예금인출사태가 발생했다.

문제는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예금인출사태를 빈번하게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분기에 계절적으로 자금경색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작년 6월에도 단기금리가 급등하면서 유동성위기를 겪은 바가 있다. 지난 2년간 대출금액 3조 달러 중에 그림자 금융이나 고금리 대출은 전체 대출에 4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채무구조가 악화돼 있는 상태다.

최근 중국기업은 재무제표상의 차입증가, 경기침체, 재무상황이 모두 악화되고 디폴트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그림자금융 규제, 미국 금리인상을 앞둔 핫머니의 유출, 위안화 변동폭 확대에 따른 환리스크 노출 등으로 재무구조가 취약한 지방정부 자회사인 지방은행 몇 곳은 퇴출이 불가피할 것이다.

지난 주 옌청시에서 일러난 뱅크런이나 대기업의 잇따른 디폴트 발생에서 보듯 미국 서브 프라임과 같은 금융위기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도 깨지고 있다. 외국은행의 지난 해 중국 대출잔액은 1조 달러에 달한다.

그 중에 홍콩 은행이 가장 많은데 4300억 달러로 홍콩 국내총생산(GDP)의 165%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위안화 예금액은 76억달러에 달하고, 위안화 정기예금 예탁증서나 은행간 외화자금차입도 상당한 규모다.

중국기업에 대한 대출이 늘어난 것은 08년 국제금융위기 뒤, 주변국 은행들은 중국은행보다 70bp 낮은 조달금리로 자금을 대출해 줄 수 있었고, 중국 기업의 강한 차입의욕, 중국의 높은 성장률 등을 지렛대로 중국에 대한 대출이 크게 증가하게 됐다.

기업대출은 주로 중국본토에 사업하는 해외 우량기업을 대상으로 무역금융과 같은 리스크가 낮은 분야에 집중돼 있어 경고나 대출의 질을 검증한 적이 없었다.

핫머니는 이런 허점을 이용해, 무역금융을 통한 대출을 위안화 절상에 베팅하거나 고금리상품인 이재상품이나 회사채에 투자하는 위장거래로 이용해 왔다.

최근 중국 내 유동성 위험으로 그림자금융 이재상품과 회사채가 디폴트되고, 위안화 절하로 환 위험에 노출되면서 빠르게 부실 채권화돼 가고 있다. 외국은행은 간접적으로 이재상품 등의 익스포저를 갖게 되는 만큼 국제적으로 신용경색이 확산될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중국경제 전체 리스크 지수는 작년 여름에 안전권에 있었지만, 조금씩 오르기 시작하면서 1~2월엔 주의권에서 경계권으로 들어서고 있는 상태다.

중국경제를 둘러싼 환경이 복잡하고 많은 위험요인을 안고 있어 정책운영을 잘못할 경우 경제가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지금 중국의 가장 큰 위험은 구조적 불황에 빠지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집 값 하락, 1700조 원이 넘는 이재상품의 위험이다. 특히, 실물경제를 대표하는 주식시장, 시중 유동성, 외환시장 부문은 위험권에 진입해 있다. 자칫 구조개혁이 실패하거나 리먼 쇼크정도의 채무위기가 닥친다면 자칫 중진국 함정에서 못 벗어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