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간부 모럴해저드 심각

입력 2014-03-19 11:22
수정 2014-03-19 11:21
<앵커>

금융기관 16곳에서 3천여억원을 사기 대출받은 이른바 'KT ENS 대출 사기' 사건에 금융감독원 간부가 연루돼 감독당국의 모럴해저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감독원 간부는 수억원대 금품 향응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사기 대출범의 해외 도피까지 도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신동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금융감독원 간부가 3천여억원대의 매출채권 대출사기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지난 1월 금감원이 이 사건을 조사하자 KT ENS의 협력업체인 NS쏘울의 전씨 등을 해외로 도피할 수 있도록 도운 사실까지 확인됐습니다.

KT ENS 대출 사기는 KT ENS 협력업체 대표인 전씨 등이 KT ENS의 김 모 부장 등과 짜고 가짜 서류로 1조8천여억원을 빌린 뒤 3천여억원을 갚지 않고 부동산 등을 사들이며 착복한 사건입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배후로 드러난 인물은 금감원 간부 김모 팀장으로, 금감원 자체 감찰 결과 이전부터 수억원대 금품 향응을 받는 등

유착관계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금감원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금감원 김 모 팀장이 이번 대출 사기 사건과 연루된 혐의가 나오자 최근 직위 해제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김 모 팀장은 현재 대기 발령 상태입니다.

경찰은 현재 김 팀장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그 윗선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업계에서는 대출사기 사건에 금감원 간부가 연루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은행권 또한 관련이 있는 거 아니냐는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KT대기업 계열사의 신용도를 통해 대출을 해줬다지만 매출채권의 허점을 노린만큼 누군가 도와줬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동양사태로 인한 금융감독 당국의 불신에 이어 개인정보 유출로 인해 금융권의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금감원 간부의 대출사기연루까지.

금융당국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회복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신동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