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재산 은닉 의도 없었다"

입력 2014-03-18 12:41
74억원 규모의 탈세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홍원식(64) 남양유업 회장 측이 18일 재판에서 "증여세와 상속세 등을 내지 않기 위해 적극적으로 재산을 은닉한 의도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심규홍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홍 회장 측 변호인은 "이 사건 행위는 조세포탈 혐의가 인정되기 위한 요건인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변호인은 "홍 회장은 선대 창업주인 부친 홍두영(2010년 작고)의 상속자로 수표와 차명주식 등을 물려받는 수동적인 입장에 있어 차명 상태가 유지된 것"이라며 "적극적인 은닉 행위로 탈세를 했다고 보고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검찰은 홍 회장이 앤디 워홀의 '재키' 그림을 차명으로 사들여 증여세를 포탈했다고 주장하나, 이 그림은 선대가 구입해 홍 회장에게 상속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홍 회장은 부친에게서 물려받은 수표와 차명주식 등으로 그림을 구입하거나 다른 사람 명의로 주식거래를 하는 수법 등으로 증여세 26억원과 상속세 41억2천여만원, 양도소득세 6억5천여만원 등 모두 73억7천여만원의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로 지난 1월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김웅(61) 남양유업 대표도 회삿돈 6억9천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