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N] 한-미 FTA 2주년, 성과와 과제는

입력 2014-03-13 20:20
수정 2014-03-23 21:55
<앵커>

오는 15일이면 한-미 FTA가 발효 2주년을 맞습니다.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 과제를 점검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우선 FTA 발효 2년,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신인규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한-미 FTA 이후 우리 경제가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숫자를 통해서 살펴보겠습니다.

2012년 3월 15일 한-미 FTA가 발효된 뒤 대미 수출은 2012년 4.1%, 한-미 FTA 2년차인 지난해에는 6%의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 증가율이 2012년 -1.3%, 2013년 2.1%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FTA 발효 이후 대미 수출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미 FTA 수혜 품목으로 분류되는 제품군의 수출 증가는 8.0%로,

미국 시장에서 경쟁하는 일본과 중국, 대만 등의 수출 증가율과 비교하면 그 효과는 더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관세 혜택을 받는 FTA 수혜 품목의 수출 효과를 품목별로 살펴보겠습니다.

자동차 부품과 같은 수송기계는 수출이 2년간 17% 증가했습니다.

화학제품과 석유제품, 전기전자는 수출이 각각 13.1%, 10.4%, 5.8% 늘어났습니다.

주목되는 것은 FTA 발효 전 피해 우려 산업으로 예상됐던 농수산식품의 수출도 13.2% 늘어난 겁니다.

미국 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가 차지하는 비율은 FTA 발효 전인 2011년 2.57%에서 2013년 2.75%까지 늘어났습니다.

2005년 이후 가장 높은 점유율입니다.

지난 2004년 정점을 찍었던 미국 수입시장 내 우리나라의 점유율이 FTA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겁니다.

반면 미국에서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품목은 오히려 줄어들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우리나라의 전체 수입 규모가 줄어들면서 대미 수입도 감소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대미 수입은 2012년 전년 대비 2.8%, 2013년에는 4.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입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컸던 미국산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수입 증가율은 FTA 발효 이후 오히려 줄었습니다.

미국산 쇠고기의 지난 2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5.9%, 돼지고기의 연평균 수입 증가율은 -21.7%였습니다.

이 기간 동안 우리나라의 전세계 육류 수입 규모가 줄었기 때문에 수입 측면에서는 FTA 효과가 없었다, 이렇게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관세 효과를 받은 다른 품목들에서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한미 FTA로 관세가 8%에서 4%로 줄어든 미국산 승용차는 우리나라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2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49.9%로, 승용차 수입 시장에서 일본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습니다.

이와 함께 체리와 견과류, 와인, 커피, 소스 등의 수입도 빠르게 늘어났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지지난해부터 마트에서 체리를 많이 볼 수가 있었는데, FTA 효과가 우리 식탁에 나타난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요약하면 수출 효과는 뚜렷이 보고, 수입으로 인한 시장 교란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었는데요.

수치상으로는 한 미 FTA가 우리나라에 조금 더 이득이 됐다고도 풀이할 수 있습니다.

FTA라는 것이 양 국간의 윈윈 효과를 위해 체결하는 것인 만큼 미국이 FTA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을 겁니다.

실제 지난해말 미국의 시민단체와 의회에서는 한미 FTA가 미국에게 손해이자 실패라며 앞으로의 통상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는데요.

마시 캡터 미국 민주당 하원 의원은 “한·미 FTA로 미국에서 7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고 했지만 미국은 이미 한국에 4만개의 일자리를 잃었다”고 비판하면서 "한-미 FTA 때문에 한국과의 무역적자가 58억달러 늘어났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미국 정치권의 반발이 앞으로 한-미 FTA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하는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치권의 액션이 직접적인 통상압력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정치권 일각의 우려와 관련해 지난해 말 미국측이 한-미 FTA 4대 이슈로 제기한 사항도 세관의 원산지증명 부담이 과도하다는 문제나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 시행과 관련한 미국 자동차 업계의 우려를 전달한 것 정도였고, 무역 성과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현재까지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한미 FTA를 기업들이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앞으로 남은 과제입니다.

앞으로 미국 시장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유기화학제품이나 조명기기 분야와 같이 유망 품목을 발굴하는 일도 필요하고, 앞으로 활용률을 높이는 일도 같이 해 나가야 합니다.

2013년말 기준 대기업의 FTA 활용률은 80%, 중소기업은 이보다 낮은 70% 정도로 파악됩니다.

FTA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관세 인하 효과가 100원이라고 한다면 실제 대기업은 80원의 인하 효과를, 중소기업은 70원의 인하 효과를 누리는 것인데요.

뒤집어 말해 활용률을 높이면 FTA 효과를 더 크게 할 수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 부분이 중요한데요, 특히 수출 중소기업의 경우 FTA 활용 방안을 잘 모르거나, 비용이 들 것을 우려해서 FTA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미 FTA 이후 우리에게 더 좋은 시장으로 떠오른 미국 시장의 공략을 위해서 우리 기업이 할 일 그리고 찾아보아야 할 것이 아직 많다고 하겠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FTA 성과를 이야기 했는데, 현재 진행중인 FTA, 또 앞으로 진행될 FTA의 성공을 위해선 결국 기업들이 FTA 활용을 잘 해야 하겠습니다. 무역협회 권도겸 실장 자리했습니다. 수출기업들이 FTA 제도를 활용하면 실제 얼마만큼 이득을 볼 수 있는지 쉽게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권도겸 무역협회 실장>

우리정부와 무역유관기관의 fta에 대한 지원은 다양하고 기업들이 필요한 부분은 모두 갖추고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현장을 다녀보면 바쁘고, 우선적으로 눈앞에 닥친 업무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을 보게 됩니다. fta도 수출오더를 받고나서야 fta지원센터로 어떻게 할지를 문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이런 업체들은 대부분 중소기업들입니다.

fta를 활용하면 수입자의 입장에서는 fta 협정에 따라 기본관세율보다 낮거나 0%의 협정관세율을 적용받기 때문에 비용 절감이 되고, 수출자의 입장에서도 경쟁국의 기업보다 가격경쟁력이 생기기 때문에 네고시에 유리한 협상이 가능합니다. 특히 미국인 경우 건당 일정비율로 물품취급수수료(merchandise process fee)를 내야하는데 이것을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에 한-캐나다 fta 체결로 머지 않아 발효를 앞두고 있습니다만, 중소기업들은 미리 미리 fta에 대비해서 원산지판정기준도 알아보고 fta협정관세로부터 오는 가격경쟁력도 챙겨야 되겠습니다.

<앵커>

중소기업의 FTA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말씀인데요. 구체적으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FTA활용도는 얼마나 차이가 납니까?

<권도겸 무역협회 실장>

한미 fta의 경우에 대기업의 활용율은 작년말 기준으로 85%내외이고 중소기업은 70% 정도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숫자는 2012년말과 비교할 때 각 10%씩 상승하여서 지원기관의 입장에서는 고무적이라고 평가합니다.

중소기업의 활용율이 저조한 이유로는 우선적으로 전담인력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큽니다. 직접 수출하지 않고 납품만 하는 중소기업들은 더욱이 fta전담인력도 없는 곳이 대부분이고 원산지확인서를 제공하면서도 fta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측면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앵커>

FTA센터가 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이 중소기업이라는 말씀이시죠?

<권도겸 무역협회 실장>

네 그렇습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중소기업이라 함은 지금 수출하고 있는 중소기업 뿐만 아니라 직접 수출은 안하지만 원청기업에 납품하고 있는 제조업 중소업체, 그리고 트레이딩을 전문으로 하는 무역업체에 반제품을 판매하는 내수기업들도 모두 잠재적인 수출전환 대상기업이므로 이들을 포괄하는 범주가 fta를 준비하여야 하는 기업군에 들어 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 CEO들이나 실무자대상으로 하는 fta교육은 다양한 형태로 꾸준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필요성 인식에 있어서는 어느정도 확산되어 있습니다만, 당장의 여력이 부족한 측면이 있습니다.

<앵커>

FTA 활용을 높이기 위한 지원방안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권도겸 무역협회 실장>

기업의 입장에서 fta를 활용하려면 우리업체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먼저 파악하고, fta 실익을 알아보고, 관련 컨설팅을 받아서 적합한 fta 솔루션을 설치하고, 마지막으로 사후검증에 철저히 대비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먼저, fta preview는 수출을 고려하는 초기업체가 fta를 활용해서 얻을 수 있는 실익과 비용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는 툴임. 두 번째로, fta-helper는 기업 스스로 사후검증을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자가진단 툴임. 이 두 가지 툴은 fta1380.or.kr에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fta-Korea는 중소수출기업 및 내수 협력업체를 위한 fta 토탈 솔루션으로 제조물품명세서(BOM) 작성에서 부터 원산지증명서 발급, 사후검증을 대비한 관련 데이터의 보관기능까지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소프트웨어 성능을 강화하는 작업이 진행중인데 중소기업을 위한 간단한 erp시스템까지 제공할 예정입니다.

원산지 사후검증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관련서류를 5년간 보관할 것을 요구하고 있음. fta교역상대국에서 우리세관을 통해 간접적으로 사후검증을 요구하는 건수가 연300건에 달하며 미국과 같이 미국세관이 직접 검증하는 사례도 늘고 있음. 다행히 fta지원센터는 물론 세관에서도 사후검증부분에 있어서 원산지 제3자확인제도와 같이 여러모로 도와드리고 있음.

<앵커>

조금더 자세하게 살펴보죠, FTA센터는 어떤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까?

<권도겸 무역협회 실장>

먼저 fta센터에 대해 소개드리겠습니다. FTA무역종합지원센터는 한미fta 발효를 앞두고 지난 2012. 2월에 민관합동기구의 형태로 무역협회 내에 민관합동기구의 형태로 설치되었습니다. 현재 서울fta센터에는 산업부 등 6개 정부부처와 산단공, 중진공 및 대한상의 등 지원기관 파견자, 관세사, fta원산지 시스템 전문가 등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센터가 하는 일은 FTA 활용 관련 정보제공, 교육, 상담,사후검증 대응지원, 원산지시스템 구축지원 등 FTA 활용 관련 원스탑 지원체제를 갖추고 있습니다. 부수적으로 우수사례를 홍보하기 위한 책자 간행, 품목별 fta활용가이드북, 사후검증에 대비하는 매뉴얼 등 정보제공도 충실하게 하고 있습니다.

서울fta지원센터와는 별개로 전국 광역지자체별로 16군데 지역FTA활용지원센터가 설치되어 종합지원센터랑 협력하면서 지역기업들의 FTA 활용을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아시는대로 fta를 맺는 국가마다 협정내용이 상이하고 원산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준(PSR)도 다르기 때문에 수출기업이 이러한 절차를 정확히 알고 대응하는데는 한계가 있음. 그래서 업종별로 세분화한 실무fta교육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원청업체인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전담직원들을 통합하여 교육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좋은 성과가 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1380 콜센터를 잠깐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스마트폰의 다이얼패드를 보시면 1380, 물음표 모양인데요. fta관련 문의사항이 있으면 1380을 통해 콜센터를 연결하실 수 있습니다. 문의 사항 상담과 함께 관세사 연결과 같이 애로사항을 직접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운영중입니다.

<앵커>

운영 이후 지난해 성과는 어떻습니까?

<권도겸 무역협회 실장>

서울 fta지원센터에서는 일평균 34건의 콜센터 문의를 받고 있고 이중 25건 정도를 관세사와 연결해서 상담해 드리고 있습니다. 상담과정에서 방문이 필요한 업체를 분류해서 상주관세사가 찾아가는 현장컨설팅도 더불어 실시하고 있습니다.

연간으로 살펴보면, 콜센터 상담은 8354건이고 이중 전문상담은 6111건이며 이중에서 현장방문 컨설팅은 190개사를 도와드렸습니다. 서울 이외에도 16개 지역fta활용센터에서도 교육과 현장방문 컨설팅을 해 드리고 있습니다.

<앵커>

중소기업들이 관세나 원산지 관리 등에 대한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은데 이 부분에서도 기업이 지원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까?

<권도겸 무역협회 실장>

우리나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출비중은 8:2 정도인데, 중견기업까지 합하면 이 비율은 약33%에 달합니다. 1/3정도가 중견 또는 중소기업입니다.

fta센터의 주 고객이 되는 수출중소기업들은 20인 내외의 업체들이 많고 농축수산물 관련 무역업체는 5인 이하도 상당수에 달합니다. 중소기업의 경우 fta전담직원은 없는 경우가 많고, 부수적인 업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타부서 이동이나 이직 등이 잦아서 fta관리업무의 투명성과 일관성을 보장하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중소기업들이 fta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근거로써 한가지 말씀드리자면, 1380 콜센터 문의되는 내용중에, 기업이 작을수록 문의내용도 간략하고 단순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fta 관리업무는 기업규모가 작더라도 해당기업에서 수행해야 하는 고유의 업무이므로 누가 대신해 줄 수 없는데요.

컨설팅의 경우, 서울 및 지방에 상주한 fta관세사들이 상시 방문체제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정 규모이상 수출기업체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OK-fta라는 심화컨설팅은 전담 관세사를 지정해서 약10일간 업체에 가서 fta와 관련된 모든 부분을 체크하고 멘토링해 드리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동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연매출 500억원 이하의 업체는 컨설팅비용의 10%인 40만원의 자기부담금이 있습니다.

<앵커>

중소기업들의 인식전환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군요.

<권도겸 무역협회 실장>

중소기업 사장님들은 fta가 미리 준비해야 하는 업무라는 인식을 가져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아직까지 이들 중소기업의 사장님들은 fta관리업무를 비용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한데, fta관리업무는 비용의 측면보다는 투자로 접근하는 것이 맞습니다.

fta를 관리하는 방식은 전세계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가 리딩그룹에 속해 있으며 우리가 글로벌 스탠다드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기업들 모두가 fta 활용에 있어서 으뜸갈 수 있도록 fta무역종합지원센터가 일조하겠습니다.

<앵커>

오늘 권도겸 무역협회 실장 모시고 fta 활용 방안에 대해서 말씀 나눴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