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풀어 세계 4대 오일허브 만든다

입력 2014-03-12 11:37
<앵커>

정부가 동북아 오일허브 조성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여수와 울산 남북항에 대규모 석유 저장시설과 함께 석유 거래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 세계 4대 오일허브를 만들겠다는 겁니다. 동북아 오일허브의 추진방향과 성공 가능성을 신인규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석유 기반 시설을 바탕으로 석유거래의 국제적 중심지 역할을 하는 오일허브.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과 유럽의 ARA, 싱가포르를 잇는 세계 4대 오일허브를 한국에 만들겠다는 추진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세계 석유 수요의 20% 가까이를 차지하며 매력적인 시장으로 떠오르는 동북아시아의 석유수요를 소화할 복합단지를 만들겠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준동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

"네덜란드 싱가폴 경우 GDP의 10% 수준이 오일허브에서 나옵니다. 이런 것을 감안하면 오일허브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의 엄청난 새로운 동력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동북아 3국은 중동의 원유를 다른 나라들보다 비싸게 사는, 이른바 '아시아 프리미엄' 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동북아 오일허브가 조성되면 동북아 사정에 맞는 석유시장가격이 새로 만들어져 아시아 프리미엄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도 오일허브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유입니다.

동북아 3국 가운데는 우리나라가 가장 유리한 입지를 갖고 있습니다.

중국은 석유거래시장을 먼저 만드는 방식으로 오일 허브를 추진했지만 얕은 수심으로 대형 선박이 들어오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고, 일본은 잦은 자연재해와 높은 물류비가 약점입니다.

정부는 지정학적 이점에 더해 석유 관련 규제를 풀어서 오일허브를 성공시킨다는 계획입니다.

먼저 민자 1조5천억원을 투입해 여수와 울산 남북항에 연간 4억배럴의 물동량을 처리하는 탱크 터미널을 건설하고, 정유시설에 대해서는 보세공장 특허를 내주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석유 거래소와 청산소 등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고, 해외 트레이더를 유치하면서 우리 전문인력도 양성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추진합니다.

정부는 동북아 오일허브가 완성되는 2020년 이후 연간 석유류 중계가공수출액이 2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