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달 러시앤캐시와 웰컴론 등 대표적인 대부업체들이 저축은행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처음으로 제도권 금융에 진입합니다.
하지만 저축은행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 등 대부분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고 고객들의 이탈도 많아 현실은 우울합니다.
보도에 홍헌표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러시앤캐시의 모기업인 아프로파이낸셜그룹과 웰컴론을 가지고 있는 웰컴크레디라인대부는 각각 예주와 예나래저축은행, 예신저축은행 인수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습니다.
10년 넘게 저축은행 인수에 공을 들인 대부업체가 사실상 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업계는 활기를 찾는 분위기였습니다.
금융당국도 저축은행에서 신용카드나 펀드, 보험 등의 판매를 허용하면서 사실상 제도권 금융으로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저축은행들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우울하기만 합니다.
지난해 하반기 실적을 공개한 13개 저축은행 중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을 포함한 11개가 적자를 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07년 109개이던 저축은행 수도 부실저축은행 사태를 거치며 18개가 줄었고, 부실채권비율은 22%로 은행이나 보험 등 다른 업권에 비해 10배 이상 높았습니다.
고객들의 이탈도 많았습니다.
자산규모는 지난 2010년 86조원에서 3년 만에 43조원으로 떨어져 반토막이 났고, 여·수신액도 절반이상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상호금융과 신협 등이 8% 이상 성장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지난주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정상화 방안에도 저축은행의 현실을 반영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저축은행 특성상 대부분 생계형 대출자들이 주를 이루는 데, 정부 정책은 주택담보대출에만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감독당국은 지난달 저축은행의 부실 이미지 탈피를 위해 부실채권 비중을 줄이는 방안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고객 대부분이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서민인데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PF대출 등 부동산 관련 대출도 계속 부실화 되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한국경제TV 홍헌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