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N] 가계부채 대책‥실효성 의문

입력 2014-02-27 17:30
<앵커>

정부의 대책에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 빠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데, 가계부채 총량 문제죠?

<기자>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가계부채는 무려 1천21조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9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4분기에는 28조원이나 늘어나며 분기 증가액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때문에 가계부채 총량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인 데, 이번 가계부채 대책에서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상환 기간과 금리 등 대출자의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에 치우치다 보니 가계부채 해결을 위한 큰 그림을 놓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대신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높이는 정책을 통해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한다고 했지만 다소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취약계층이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나는 이른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도 문제점으로 꼽힙니다.

이번 대책에서 신용도가 낮거나 소득이 적은 계층의 대출 문제에 대한 뾰족한 해결책은 빠졌는데요,

이런 안전장치 없이 제2금융권의 대출관리를 강화하다 보면 취약계층을 오히려 사금융으로 몰아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밖에 오는 2017년까지 주택담보대출에서 고정금리 비중을 4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도 다소 무리한 계획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출자들이 금리가 낮은 변동금리를 선호하는 상황인 만큼 현실성을 감안하지 못한 정책이라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앵커>

가계부채의 핵심은 LTV와 DTI 등 부동산 대출관련 규제로 꼽히는 데, 이번 대책에서도 역시 빠졌네요? 정부의 정확한 입장이 뭡니까?

<기자>

최근 부동산 관련 대표적인 규제인 총부채상환비율 DTI와 담보인정비율 LTV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가계부채 문제의 핵심으로 꼽히는 DTI와 LTV 관련 사항이 이번 대책에서도 빠졌는데요,

DTI와 LTV 규제를 완화해줄 경우 가계부채 증가를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사실 정부가 발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DTI와 LTV 규제를 합리화하겠다는 문구가 발단으로 작용했습니다.

금융위는 DTI와 LTV가 1금융권과 2금융권, 또 지방과 수도권에서 차이가 있고 적용된지 오래됐기 때문에 다시 한번 점검해보겠다는 의미라고 전했습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오늘 가계부채 대책 브리핑에서 "DTI와 LTV 규제는 금융소비자 보호와 가계부채 정책의 큰 틀에서 유지가 돼야 한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정부의 방침"이라고 못박았습니다.

경제부총리에 이어 금융당국 수장까지 연이어 DTI, LTV 규제에 손 댈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시장의 혼선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 역시 DTI, LTV를 완화해줄 경우 가계부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 시각과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조금이라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 등으로 엇갈린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