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 약세가 대구·경북지역 수출부문에 리스크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26일 지역경제보고서를 발간하고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대일수출 비중이 전국 평균을 상회하고 있고 지역 주력업종이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으며 환위험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의 비중이 높아 지역경제에 대한 엔화 약세의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중 원화에 대해 엔화는 20.7% 절하됐다. 하지만 한국의 수출은 전년대비 5.1% 증가한 반면 일본의 수출은 오히려 1.5% 감소해 엔저가 양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일본의 월별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돼 엔저효과가 수출에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은 대구경북지역의 수출리스크로 높은 대일수출 비중을 꼽았다. 대구경북지역의 대일수출비중은 지난해기준 8.1%로 전국평균(6.2%)보다 높다. 실제 엔화 약세 이후 대구경북지역 대일수출 변동성은 이전보다 크게 확대돼 미국과 중국 등에 비해 수출 변동성이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 이는 엔화 약세가 지역경제의 안정적 성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대구경북지역 주요 업종이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다는 점도 리스크요인 중 하나다. 자동차 부품과 철강, 섬유 등은 일본과 경쟁이 치열한 업종들이다. 자동차부품의 경우 최근까지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완성차 현지법인에 주로 수출하는 구조를 갖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차의 경쟁력이 높아질 경우 직·간접적인 경로를 통해 영향을 받을 우려가 제기된다.
또 철강은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세계 철강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판재류와 강관 등 주요 품목의 한일 경합도가 높아 엔저로 인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대구경북지역 철강 수출은 일본에서 20.6%가 감소했고, 여러 품목들 가운데 철강판 수출이 11% 감소해 엔저 영향이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뿐만아니라 섬유의 경우 국내 섬유산업이 일본과 유사하게 고기능성 직물 위주의 수출구조를 갖고 잇어 향후 엔저의 영향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지역기업의 환리스크 대응능력이 미흡한 것도 수출리스크가 부각되는 이유다. 대구경북지역은 중소기업 비중이 99.8%에 달한다.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환리스크에 대응할 여력이나 전문인력이 충분하지 않아 환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높다.
한국은행은 이같은 리스크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환위험 관리능력을 배양하고, 기업의 비효율성을 제거하는 체질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역 대·중소기업 간 공정한 거래환경을 조성하는 것 역시 단기적 방안중 하나로 언급됐다. 또 장기적으로는 품질경쟁력을 제고하고 생산성 향상과 더불어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은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