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진단]양날의 칼 '적대적M&A'‥투자자 '뒷전'

입력 2014-02-25 14:37
<앵커>

시장에 최근 잇단 적대적 M&A 이슈가 나오면서 관련 회사들의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이들 기업들의 M&A 관련 내용과 이슈들을 점검해 보겠습니다.

증권팀 김치형 기자 나왔습니다.

김기자 우선 이주비 기자가 정리한 적대적 M&A 이슈 기업들 얘기부터 들어볼까요?

<이주비 기자 리포트>

<앵커>

여전히 이들 기업의 M&A 이슈는 진행 중인 거죠?

<기자>

내용을 들어서 아시겠지만 기본적으로 적대적 M&A라는 용어가 등장하는 기업들은 경영권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회사들입니다.

일동제약과 녹집자의 싸움의 경우 일동제약의 윤원영 회장측의 지분만을 보면 34.16%로 아주 낮은 편은 아니지만 2대 주주와의 지분율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이 경영권을 위협 당한 요소가 됐습니다.

신일산업의 경우는 김영 신일산업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고작 9.90%(503만주)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렇다보니 개인투자자인 황모씨가 5.11%의 지분을 확보하고 다른 2명의 주주와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는 주주간 계약을 체결하자 최대주주의 지분보다 많은 11.27%를 갖게 된 것이죠.

결국 이런 지분상의 취약구조가 단번에 해결되기 힘들다는 점 그리고 현 경영진을 위협하며 경영 참여에 의사를 밝힌 세력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적대적 M&A 이슈가 사라졌다고 보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앵커>

두 회사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까요?

<기자>

현재 상황에서 일동제약과 녹십자는 일단 조금 잠잠한 상태구요.

지난 1월 녹십자가 일동제약의 지분을 갑작스레 높이며 불거진 적대적 m&A 이슈는 일동제약의 지주회사 전환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가 되고 있습니다.

녹십자가 지난달 17일 일동제약의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며 지분을 15.35%에서 29.36%로 끌어올렸고 지분 보유 목적도 경영참여로 선언했거든요.

일동제약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 측의 지분(34.16%)과는 4.8%포인트 차이 밖에 나지 않습니다.

결국 지난달 24일 일동제약의 임시주총에서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분할계획 승인안이 표결결과 찬성 54.6%, 반대 45.4%로, 가결요건인 출석 주식수 3분의 2 찬성에 못 미쳐 부결됐습니다.

녹십자는 "지주사 전환이 주주가치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오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반대표를 던졌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일동제약은 이날 주총을 통해 존속회사인 지주사 일동홀딩스와 신설회사 일동제약으로 분할할 예정이었습니다.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의약품 사업부문의 경영안정성을 증대시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인다는 것이 분할의 취지였구요.

하지만 뒷단에는 지주사로 전환하면 오너 일가인 윤원영 회장 측의 지분율이 34.16%에서 37.48%로 늘어나면서 경영권이 강화되는 효과도 숨어있엇습니다.

경영권에 인수에 대해 발톱을 감춘 녹심자가 이를 사전에 막은 것이다 이런 해석이 가능합니다.

녹십자는 장기전으로 갈 것으로 보입니다.

현 일동제약 이사진 8명 중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진이 2명인데요.

이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사람으로 앉히기 위한 작업을 벌일 겁니다. 차근차근 자기사람들을 채우고 가장 유리할때 발톱을 드러내는 전략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밖으로는 적대적 M&A 의사가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뜨거운 쪽은 신일산업이다.

신일산업 쪽에서도 밝힌 것처럼 신일산업은 딱히 후호지분으로 활용할 만한 주요주주가 없습니다.

현재 자사주를 보유하거나 우리사주도 없는 상태고 그렇다고 어느정도 집분율을 가진 기관투자자도 전무합니다.

다만 김영 회장이 보유한 신주인수권 255만주를 행사하게 되면 김 회장 측 지분율은 14%(753만주) 정도까지 올라 갈 순 있어 급한 불은 끌 수 있지만 이걸 모두 행사하려면 25억원(주당 977원)에 달하는 만큼 김 회장의 행사 여부도 미지숩니다.

그나마 신일산업은 올 4월 139억원 규모 유상증자도 계획하고 있는데요. 현재 지분율대로면 김 회장과 황씨간 지분 격차는 조금 더 벌어지게 할 순 있습니다.

1500만주 신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에 대해선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하게되는데, 9.90% 지분율의 김 회장 측은 148만5000주를 배정받는 반면, 황씨 측은 169만주를 추가 확보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앵커3>

적대적 M&A를 막기 위한 기존 경영진들의 다양한 방책들도 이슈가 되던데..

<기자>

대표적인게 황금낙하산 제도라는 것인데요.

적대적 M&A 방어책에 대한 내용을 신동호 기자 리포트로 확인해 보시죠.

<신동호 리포트>

<앵커4>

이런 적대적 M&A 소식이 나오면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긴 하지만 투자자들이 접근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은데..

<기자>

투자자들이 주의해야할 점이 있습니다.

기업 인수합병의 경우 시장에 호재로도 또는 악재로도 작용을 합니다.

얼마나 좋은 기업을 어느정도 가치로 잘 사들였냐가 가장 큰 이슈가 되겠죠.

인수하는 기업의 가격에는 그 기업의 가치뿐만아니라 경영권에 대한 프리미엄까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이를 인수한 회사가 그만한 부담을 책임질 재무적 안정성이 있느냐도 중요합니다.

이런 기본적인 인수합병 이슈가 나왔을 때 투자자들이 고려해야할 사항 외에도 적대적 M&A에는 변수가 많습니다.

우선 적대적이란 말이 붙은 만큼 현 경영진과 적대적 세력의 지분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가 상승요인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일반 투자자들이 이를 따라사는 경우가 생기는데요.

하지만 잘 들여다 보시면 이들 싸움은 단순히 시장에서 지분을 매입하는 수준이 아닙니다.

갈수록 높아지는 주식을 지속해서 매입하는 건 서로 돈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죠.

신일산업 경우처럼 대주주들은 워런트 등을 행사하며 자신의 주식보유를 늘릴게 되고, 이도 안되면 3자배정 유상증자 등으로 상대세력의 지분율 물타기에 나서기도 합니다.

여기에 임시주총 등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이사들을 선임하기 위해 치열한 의결권 싸움을 하며 증자 등이 부당했다 등의 소송으로 이어지죠.

한편으론 신동호 기자의 기사에서 확인한 대로 적대적 M&A를 막기위한 조항들을 넣기도 합니다.

황금낙하산제도 같은 게 대표적인데..

이게 회사에 진짜 득이 되는지는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M&A는 적대적이건 아니건 회사가 건실한 지 그리고 경영권을 가지고 간 회사가 진정으로 회사를 키울 의지가 있고 능력이 있는 세력인지를 가려내는 것이 투자자들에게는 가장 핵심 사안이라고 하겠습니다.

섣부른 M&A 기업에 대한 투자는 향후 큰 손실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