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트니코바 동영상' 점수가 후해도 너무 후해!··해외반응 "역겨운 점수"

입력 2014-02-21 07:36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피겨 여왕' 김연아(24)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러시아)의 희비를 가른 것은 두 선수의 기술점수였다.

2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대회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김연아는 144.19점, 소트니코바는 149.95점을 받아 금메달의 주인공이 바뀌었다. 이 가운데 예술점수(PCS)는 김연아가 74.50점으로 소트니코바(74.41점)보다 근소하게 앞섰다.

두 선수의 점수 차이를 만든 부분은 기술점수(TES)다. 김연아가 69.69점을 받은 반면 소트니코바는 75.54점을 받았다. TES는 각 기술의 기본점과 수행점수(GOE)로 나뉜다. 기본점은 심판진 가운데 테크니컬 패널이 각 기술의 성공 여부와 레벨을 부여하는 데 따라 달라진다. 기본점만 따지면 김연아가 소트니코바에게 약간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김연아는 모든 점프를 정확히 뛰고, 스핀과 스텝 등에서 최고 레벨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기본점으로 58.39점을 받을 수 있는 반면 소트니코바는 똑같은 조건 아래에서 최대 61.43점의 기본점을 받는다. 프로그램에서 소트니코바가 3회전 점프를 김연아보다 한 차례 더 뛰고, 배점이 높은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플립-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경기 후반에 집어넣어 10%의 가산점을 받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연아가 크게 흠 잡을 데 없는 스텝 연기를 펼쳤음에도 레벨 3을 받은 탓에 두 선수의 기본점 차이는 더 벌어졌다. 이날 소트니코바는 자신이 받을 수 있는 최대치인 61.43점의 기본점을 모두 받았고, 김연아는 57.49점을 기본점으로 받았다. 김연아가 이 차이를 좁히는 방법은 '교과서'로 이름 높은 특유의 정확한 점프다. 하지만 심판진은 김연아가 정확한 점프를 했음에도 상대적으로 적은 수행점수를 줬다.

이날 김연아는 첫 요소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1.60점, 코레오 시퀀스에서 1.50점의 GOE를 받은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부분에서는 대부분 1점대 초반이나 그 아래의 GOE만 받았다. 반대로 소트니코바는 명확한 실수를 저지른 트리플 플립-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만 0.90점을 감점받았고, 나머지 점프에서는 1점 이상의 GOE를 받았다.

정확한 점프를 한 김연아가 적은 GOE를 받고, 한 차례 실수까지 저지른 소트니코바가 다른 점프와 스텝에서 더 많은 GOE를 받았다는 점이 많은 이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부분이다.

언론도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러시아 언론 R-sport의 피겨 전문기자 안드레이 시모넨코는 경기 후 자신의 SNS에 "소트니코바는 너무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아델리나의 예술점수는 김연아나 코스트너보다 낮은 게 당연하다. 지금 점수보다 1.5점은 더 낮았어야 했다"라고 점수의 거품이 있음을 지적했다.

미국 시카고 트리뷴 기자인 필립 허쉬는 20일 일간 올란도 센티널에 기고한 칼럼에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와 카롤리나 코스트너의 점수에 대해 '역겨운 오버스코어(grossly overscored)'라는 노골적 단어를 선택하며 탐탁치 않은 판정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USA투데이 역시 "러시아 선수에게 후한 점수가 돌아갔다.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의 점수가 의심스럽다"며 "김연아만큼 어렵지 않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의 점프가 어떻게 이 같은 점수를 냈는지 의문"이라며 심사의 공정성에 의심어린 평가를 보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