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대란(2004년)과 금융위기(2009년)때 발행했던 51조원 상당의 국고채 만기가
올해 집중되면서 국고채 상환 부담이 사상 최고로 커졌다.
1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국고채 발행 잔액은 51조6천억원으로 정부 수립 이래 최대 규모다.
지난해 만기가 돌아온 국고채 발행 물량 42조1천억원보다 9조5천억원 늘어난 금액으로
역대 최고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던 2009년의 27조9천억원보다 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국고채 만기도래액은 2007년 20조1천억원으로 20조원대에 들어선 이후 유럽 재정위기 직후인
2012년에 42조8천억원, 2013년에 42조1천억원을 기록하는 등 점차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정부는 내년 국고채 만기 도래액이 53조4천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완만한 하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국고채 상환 물량이 늘어난 것은 신용카드 대란 직후인 2004년에 발행한 국고채 10년물 26조6천억원,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 발행한 국고채 5년물 33조6천억원 등 총 79조원(총발행액 기준) 상당의 만기가 몰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고채 발행액은 2003년 34조5천억원에서 2004년에 56조원으로,
2008년 52조1천억원에서 2009년 85조원으로 급증한 바 있다.
정부는 2011~2013년에 50조원 수준이던 총발행액 기준 국고채 만기가
올해 갑자기 80조원에 육박할 만큼 급증하는 점을 우려,
올해 만기 물량 27조4천억원 어치를 조기 상환하거나 교환해줌으로써 올해 갚아야 할 규모를 51조6천억원으로 줄였다.
경기 부양 목적으로 정부 지출이 늘어나면서 올해 정부의 국고채 발행 예정 금액은 97조5천억원으로
지난해의 88조4천억원을 넘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정부는 한국의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이 정도 수준의 국고채 발행 규모는 큰 무리없이 소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국고채 발행 물량이 약 9조원 늘었지만 공사채 발행 물량이
지난해보다 8조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시장에 큰 무리는 주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대해 채권시장 관계자는 "국고채 상환 물량이 특정 시기로 몰리면
정부가 장기채 발행 물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 경우 장단기물 간 금리 차이가 평소보다 크게 벌어지면서 시장이 일정 부분 왜곡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