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저비용예금 유치에 가장 성공한 은행은 하나은행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비용예금은 은행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예금으로 수시입출식 통장이나 급여계좌 등이 이에 해당한다.
지난해말 기준 하나은행의 저비용예금은 16조7천700억원으로 전년보다 14.6% 증가했다. 신한은행이 11.9%, 국민은행이 10.2%로 뒤를 이었다. 지주사 민영화 추진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대기업 부실까지 악재로 작용했던 우리은행은 저비용예금을 전년보다 4.9% 늘리는데 그쳤다. 특히 하나은행이 6.9%에서 14.6%로, 신한은행이 2.9%에서 11.9%로, 국민은행이 4.1%에서 10.2%로 저비용예금 증가율이 전년보다 높아진 반면 우리은행은 8.4%에서 4.9%로 오히려 둔화됐다.
지난해 4대 시중은행은 저비용예금을 총 16조9천억원 유치했다. 9조2천억원 늘렸던 전년에 비해 80%이상 증대된 괄목할만한 성과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저비용예금을 유치하는 데에는 저금리 시대가 도래한 것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예금과 대출금리 간 격차가 줄며 이자수익을 내기 어렵게 되자, 조달비용을 최소화하는 시도가 본격화된 것이다. 무엇보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의 경우 취임 일성으로 저비용예금 확대를 강조하는 등 조달비용 절감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저비용예금이 공공기관 자금유치나 급여계좌를 통해 주로 확보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난해 기업과 기관고객 쟁탈전이 상당히 치열했던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올해 역시 저비용예금 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순이자마진(NIM)의 하락세는 지난해 4분기 들어 멈춘 것으로 보이지만, 경기 상황을 감안할 때 회복속도가 상당히 완만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