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 사태에 대해 산업팀 지수희 기자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통신시장이 정말 시끄럽네요. 왜 이렇게 통신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것인가요?
<기자>
통신시장의 구조적인 문제가 원인입니다.
국내시장에서 휴대폰을 사용하는 고객들은 한정돼 있습니다.
정해진 규모의 시장을 통신 3사가 나눠가져야 하니 결국 서로의 고객을 뺏어와야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입니다.
더 큰 문제는 고객들이 보조금에 따라 통신사를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품질이나 통신요금 비교 보다는 보조금 지급액이 많아 좋은 휴대폰을 살 수있는 곳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통신 3사들은 서로 앞다퉈 보조금을 내놓고 있습니다.
<앵커>
보조금을 써서라도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것은 큰 문제가 없어보이는데 사태가 이렇게 커진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보조금 지급은 합법입니다.
하지만 27만원까지만 제공해줄 수 있습니다.
그 이상을 넘어가면 불법입니다.
하지만 27만원으로 고객들이 만족하지 않기 때문에 통신사에서는 불법적으로 보조금을 높여서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입니다.
2.11 대란이라고 불리고 있는 보조금지급 사태도 SK텔레콤이 하루에 약 8백억원의 보조금을 풀어 6천명의 가입자를 유치했습니다.
가입자당 100만원이 넘는 보조금을 지급하고, 일부에서는 휴대폰 가격보다 더 많은 보조금이 지급돼 '마이너스폰'까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가 주말동안 400억원의 보조금을 퍼부가며 1만2천건의 가입자를 뺏어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통신3사 모두 어느 누가 먼저 시장에 보조금을 풀기 시작하면 가입자가 빠져나가는 것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우리도 바로 보조금을 투입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어쩔 수 없이 불법이 자행되고 있다는 건데 정부도 뭔가 대책을 내놔야 할 것 같습니다. 정부의 입장은?
<기자>
보다 못한 정부가 방통위가 오늘 전체 회의를 열고 사상 최대의 제재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30일 이상의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질 전망인데요.
이 발표가 나오자 오늘 통신사들의 주가는 모두 하락마감했습니다. (14일 통신사 주가등락율 : SKT (-1.00%) , KT (-0.99%), LG유플러스 (-2.80%), 코스피 (+0.69%)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의 제재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또한 효과가 있을지 의문입니다.
지난 2012년 말 방통위는 3사에 20일 넘게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지만 별 효과는 없었습니다.
3사 모두에게 적용 됐기 때문에 가입자를 다시 나눠가진 셈이 됐습니다.
지난 7월에는 주도사업자 KT한 곳만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고, 지난해 말에는 1천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두달만에 이같은 사태가 발생한 것입니다.
처벌 수위가 높아질 수록 통신사의 불법 보조금 규모도 커지고 수법도 지능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문제 때문에 단말기 유통법을 제정한다는 얘기가 지난해 말 나왔는데, 현재 진행상황은 어떻게 되고 있나요?
<기자>
지난해 말 미래부와 방통위가 '단말기 유통법'에 대해 여러차례 대대적인 설명에 나섰는데요.
요란했던 지난해와 달리 이런 지경이 되도록 올해는 별 말이 없습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이 안건에 대해 논의조차 하고 있기 않기 때문입니다.
미방위는 단말기 유통법에 대한 논란에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먼저 제조사가 '영업비밀 유지'를 이유로 원가 공개에 대해 반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소비자들도 단말기 유통법이 시행될 경우보조금이 줄어들어 통신비용이 오히려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입장은 단말이 유통법은 보조금을 없애자는 취지가 아니라투명하게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주자는 것이라는 입장인데요.
이번 사건으로 단말기 유통법 통과에 속도가 붙을 지 주목됩니다.
<앵커>
네. 지수희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