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접촉 합의도출 실패‥북한 '침묵'

입력 2014-02-13 15:29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남북 고위급 접촉이 공동보도문 같은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채 종료됐다.

남북은 12일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 14시간 가까이 판문점 우리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과 북측의 원동연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한 가운데 고위급 접촉을 진행했다.

북한은 이날 이산가족 상봉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연계하며 키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을 이산가족 상봉 행사 후로 연기할 것을 요구하며 우리측과 맞선 것으로 알려져 오는 20일 금강산에서 시작될 상봉행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지 주목된다.

통일부는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전체회의 2회, 수석대표 접촉 2회 등 총 4차례의 접촉을 통해 남북 간 상호 관심 사안에 대해 격의 없이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구체적인 합의 사항 없이 회의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다만 양측은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는 않았지만 이날 논의 사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자고 합의, 향후 추가 접촉 여지는 남겨뒀다.

이날 접촉은 양측이 서로 제기하고 싶은 의제를 내놓고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우리 대표단은 "예정된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차질없는 개최가 남북관계 개선의 첫 단추"라면서 "우선 남북간 합의사항인 이산가족 상봉 이행을 통해 남북간 신뢰를 쌓아나가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북한 핵 문제의 해결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측 대표단은 이산가족 상봉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연계시키며 오는 24일 시작될 예정된 키 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을 이산가족 상봉 행사 후로 연기하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이에 대해 우리측은 "이산가족 상봉과 한미군사훈련을 연계하는 것은 순수한 인도주의적 문제와 군사적 사안을 연계시켜서는 안된다는 원칙에 위배되는 것으로 수용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양측은 공동보도문을 도출하기 위해 밤늦게까지 접촉을 이어갔지만 끝내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고, 북측 대표단은 13일 0시10분께 접촉이 진행된 평화의 집에서 철수했다.

한편 북한은 13일 전날 열린 남북 고위급 접촉이 특별한 합의 없이 끝났다는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오전 10시 현재까지 남북관계와 관련한 논평도 전혀 내놓지 않았다. (사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