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화폐발행이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김중수 총재는 7일 'BOK국제화폐회의(BOK International Currency Conference)' 개회사에서 "최근 화폐수요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은 2008년 9월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총재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금융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면서 경제주체들의 안전자산 선호경향이 강화된데다 장기간 저금리 지속으로 화폐보유의 기회비용이 낮아지면서 다수 국가에서 이같은 현상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안전통화 역할을 하는 미 달러화와 유로화 등 OECD 주요국 통화는 국내요인뿐 아니라 해외요인이 가세하면서 고액권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됐다"며 "이는 경제·정치 위기 발생시 신흥시장국 경제주체들이 보유 금융자산의 일부를 미달러화, 유로화 등 기축통화로 전환한 데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김 총재는 정보통신기술 발전으로 비현금지급수단이 비약적으로 발달하고 있지만 현금수요는 예상만큼 둔화되지 않았으며 실제 거래에서 여전히 가장 많이 사용되는 지급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서베이 결과 비현금지급수단 발달의 영향으로 거래금액 기준 현금사용비중이 줄어들었지만 거래건수 기준으로는 현금이 여전히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화폐 발행잔액이 견조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다만 비현금지급수단 발달이 화폐수요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고려할 때 앞으로 진행추이는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또 비현금지급수단 발달로 중앙은행의 중요한 기능인 결제시스템의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중앙은행이 금융기관 감시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