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보다 테이퍼링 이후 정상화 과정"

입력 2014-02-06 11:23
출발 증시특급 2부 - 마켓리더특급전략

미래에셋 증권 이재훈> 현재 악재의 종합선물세트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나타나는 악재들은 복합 악재처럼 돼있고, 악재가 제각각이다. 신흥국은 통화 위험이 있는 상황이고 중국은 자체적인 그림자 금융, PMI 등이 다운 턴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그리고 지난 해 연말에는 테이퍼링을 올해 3월에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12월부터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고, 1월에도 신흥국 위기와 관련해 또 줄이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 나타난 ISM의 쇼크는 날씨 때문이라고 하고 있지만 어쨌거나 미국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겹쳐있는 상황이다.

결국 합쳐보면 테이퍼링과 관련된 문제일 수도 있다고 보여진다. 기본적으로 연준이 생각보다 빨리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고 있는데 생각보다 경기가 안 좋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테이퍼링이 성급하지 않느냐는 시각이 나올 수도 있다. 어찌 되었건 우리가 악재를 판단하는데 있어 지금 상황이 전방위적인 금융위기인지 아니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마찰인지로 나누어서 생각해보면 후자일 가능성이 있다.

터키,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문제가 되고 있는 나라들은 기본적으로 외환 보유액의 부진, 경상수지 적자 등의 이유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를 하고 경기를 살리기 위해 외국자본이 필요한 나라였다. 하지만 테이퍼링을 하면서 빠져 나가는 측면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외환보유고가 많고, 경상수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이 때문에 당연히 차별화가 되는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리는 부분에 대해 의구심이 많이 나오고 있다. 기본적으로 엮여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엮여 있다는 것은 한국이 신흥국에 포함돼 있다는 것이며, 최근 신흥국에서 자금이 계속 빠져 나가고 있다. 빠져 나가는 형태가 ETF와 같은 패시브 펀드에서의 이탈이 크기 때문에 신흥국 내에서 한국이 시가총액 비중이 차지하는 중국 다음으로 높다. 그렇기 때문에 신흥국에서 100 정도 빠진다면 한국에서도 15%정도는 빠져 나가는 흐름이 있기 때문에 억울한 측면이 있는 것이다.

전체 신흥국에서 ETF가 차지하는 비중이 리먼브라더스 파산 당시에는 16% 정도였지만 지금은 2배 가까이 늘었다. 양적완화 때문에 신흥국으로 들어 온 돈이 100이라면 그 중 70%정도는 ETF 형태로 들어 왔기 때문에 신흥국에 대한 위기로 돈을 빼 나갈 때는 어쩔 수 없이 한국도 빠져 나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일단 연속으로 파는 흐름들이 일단락 되고 있는 것은 상당히 다행스럽다. 그런데 신흥국 ETF가 전세계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면서 한국 시장에서 어쩔 수 없이 빠져 나가는 외국인들이 있을 것이다. 능동적으로 투자하는 투자자들을 액티브 외국인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최근 신흥국 위기 때문에 긍정적인 측면인 것은 엔화가 달러 대비 약세였지만 최근 엔화는 안전자산의 통화로서 각광받으면서 엔이 강세가 되는 흐름이 있다. 엔/달러 환율은 104엔까지 가다가 지금 100엔 초반까지 내려갔다.

100엔 당 원화 환율이 위로 올라가면 엔이 원화보다 강해진다는 의미다. 그동안 엔이 약세를 보이면서 액티브 외국인이 계속 매도를 보였다. 즉 엔이 약세 때문에 한국의 수출주 중심으로 매도를 했었는데 엔이 강세를 보이는 과정에서도 매도의 관성을 이어가고 있다. 그래서 이 부분들이 안정을 찾을 경우에는 엑티브 투자자들이 들어 올 수 있는 여지가 분명히 있다. 최근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미하다는 표현이 나오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신흥국에서 빠져 나가는 자금이 조금 더 많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액티브 외국인들이 돌아오는 측면에서는 두 가지를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밸류에이션의 매력이다. 외국인들 입장에서 한국 시장에 투자했을 때 어느 정도 레벨에서 투자를 했고, 어느 정도 레벨이 바닥이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달러로 환산된 코스피 레벨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과거 여러 가지 쇼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주도한 코스피의 레벨이 외국인들 평균 매입 단가로 내려갔던 한번도 없다.

이것은 외국인들의 수익률이 0% 이하로 내려갈 만큼 시장이 험악하게 내려갔던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만큼 한국의 경제가 괜찮다는 것이다. 지금 1,850~1,900포인트 정도의 레벨이 지금 버티고 있는 레벨인데 이 레벨은 기술적으로도 중요한 위치다. 만약 중국의 경기가 더 부진해지고, 미국의 고용지표가 더 안 좋게 나오면서 쇼크를 받는다면 환율은 1,100원 초반, 코스피 레벨은 1,800포인트 초반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