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N] 황제노조에 멍든 현대증권

입력 2014-02-05 16:57
수정 2014-02-05 18:48
<앵커>

'바이코리아' 신화로 한 때 금융투자업계를 대표하는 증권사로 꼽혔던 현대증권이 이제는 명목상 5대 증권사에 속할 뿐 현실은 녹록지 않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그만큼 경영 운신의 폭을 좁힌 것이 바로 황제노조라고도 불리는 강성노조 때문이란 지적인데요.

윤경은 사장이 노조와의 전면전을 단행하면서 많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조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 경제는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저평가된 한국 기업 주식을 사자"

1999년 현대증권의 '바이코리아' 펀드는 주식형펀드의 열풍을 주도하며 우리나라 금융 역사에 한 획을 그었습니다.

3개월만에 12조원을 끌어 모았고 당시 500선을 오가던 종합주가지수는 1000을 돌파했습니다.

이후로도 현대증권은 금융투자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습니다.

바이코리아 신화의 재현을 꿈꾸며 2009년 현대자산운용을 설립했으며, 2011년에는 현재 현대저축은행을 인수해 금융 수직계열화를 완성했습니다.

지난해에는 대우, 우리투자, 삼성,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대형 IB 업무를 할 수 있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도 거듭났습니다.

하지만 현대증권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유례없는 증시 침체와 업계 불황도 원인이지만, 그보다 근본적으로는 업계내 대표적인 강성노조로 꼽히는 현대증권 노조가 번번이 부당 경영 간섭에 나선다는 지적이 높습니다.

실제로 자사제품 불매운동을 포함해 영업활성화 정책 반대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줬고, 홍콩 현지법인 증자와 싱가포르 현지법인 설립에 대한 경영진 결단에 일일이 반대하면서 해외사업 추진 과정도 지연시켰습니다.

특히 헤지펀드 설립 지연에 따라 운용기회 손실과 환차손 등 수백억원의 손실도 입힌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또 지난 2007년 김중웅 전 회장 시절 부터 현재까지 선임 CEO를 상대로 상습적인 불신임 투표를 단행해 조직운영과 정상 경영에 어려움을 초래했습니다.

노사갈등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윤경은 사장이 노조와의 전면전을 단행하면서 현대증권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습니다.

과거 금융투자업계를 호령하던 신화, 현대증권.

윤경은號를 필두로 고질적인 노사 문제를 털어내고 과거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