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세포의 공격을 막아주는 신개념‘이식세포 보호대’개발

입력 2014-02-05 11:07
- 면역거부반응으로부터 이식세포를 보호하는 hybrid scaffold 개발

면역세포의 공격을 막아주면서 이식세포의 기능은 살리는 신개념 ‘이식 세포 보호대’가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포스텍 조동우 교수 연구팀과 서울대학교병원 신경외과 백선하 교수 연구팀은 세포기반 약물전달시스템 인 하이브리드 지지대를 개발하고 국제저명학술지인 ‘Journal of Controlled Release’ 최근호에 게재했다.

이식세포를 이식 대상 동물에 전달하는 제제로는 ‘하이드로젤’이 있다. 하이드로젤은 수용성 젤로서 이식세포가 분비한 단백질이나 신경전달물질은 하이드로젤의 안과 밖으로 투과할 수 있다. 도파민분비세포를 하이드로젤에 넣고, 파킨슨병이 있는 동물에 이식하면, 이식세포는 하이드로젤을 통해 도파민(신경전달물질)을 공급할 수 있다.

hydrogel은 기계적인 강도가 매우 약하여 3차원적인 구조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 hydrogel의 농도, 경화 조건 등을 조절하여 강도를 일부 개선할 수 있으나, 외부 충격을 견딜 수 있을 만큼 높은 강도를 얻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수용성 물질의 투과능에도 영향을 준다. 오직 하이드로젤만을 이용하여 도파민분비세포를 이식하면 생체 내에서 오랜 기간 동안 그 형태를 유지하기 어렵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hybrid scaffold’이다.

Hybrid scaffold는 3D 프린팅 기술로 제작된 가로, 세로, 높이 1500㎛ 의 정육각형 모양의 형틀(3D-Frame) 안에 hydrogel을 넣은 것이다. 3D-Frame 내부 뼈대가 기계적 강도를 향상시켜주고, 내부의 hydrogel은 동물의 면역세포의 공격을 막아줘, 이식세포가 동물 뇌 조직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연구팀은 도파민 분비 세포를 hydrogel과 hybrid scaffold에 각각 넣고, 생쥐에 투약한 후, 8주 동안 혈청 도파민 분비 농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1 주차 때 hybrid scaffold 사용 군은 250pg/mL, hydrogel 사용 군은 190pg/mL였으나, 7주차 때는 각각 420pg/mL, 290pg/mL로 나타나, hybrid scaffold 사용 군이 hydrogel 사용 군 보다 혈청 도파민 농도가 높게 관찰되었다.

도파민분비세포를 hybrid scaffold에 넣고, 쥐의 뇌 조직에 이식한 뒤 1주일 후, 뇌 조직을 꺼내어 면역 조직 화학 검사를 한 결과, 급성기 면역거부반응이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관찰되었다.

조동우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hydrogel/3D-frame을 이용하여 hybrid scaffold를 만들어, 동물 모델에 세포이식을 하게 되면 scaffold 안이나 밖으로의 세포의 이동은 매우 힘들고 hybrid scaffold 내부에 있는 세포에서 분비되는 성장인자와 같은 단백질이나 신경전달물질 등은 투과시킬 수 있게 되어 향후 세포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하였다.

백선하 교수는 “이 약물전달 시스템을 이용하여 세포치료를 하면, 이식세포가 동물의 면역세포로 부터 공격을 피하여 오래도록 생존할 수 있어 파킨슨병을 포함한 여러 가지 질병에서 향후 세포 치료의 효용성을 향상 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하였다.

파킨슨병은 흑질이라는 특정 뇌부위에서 운동에 필요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지속적으로 파괴되는 질환이다. 인구 1,000 명 당 1-2명 비율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8만~12만명의 환자가 국내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치료약으로 도파민제제 등 항파킨슨제제가 있다. 약 복용 후 약 10년 이상 지나면 약물복용만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게 되어 뇌심부자극술 등의 수술을 받는다. 파킨슨병에 대한 약물치료나 뇌심부자극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는 모두 파킨슨병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요법이다.

파킨슨병 환자에서 좀 더 근본적인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세포를 이식하는 등 세포치료에 대한 연구는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그러나 파킨슨병 환자의 세포치료는 면역반응 등에 의하여 이식한 세포의 생착율이 떨어지는 등 넘어야 할 장벽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hybrid scaffold와 같은 새로운 약물전달물질체계 개발은 파킨슨병 환자에게 큰 희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