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M&A 시작되나

입력 2014-01-27 15:51
<앵커> 제약업계에 인수합병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연초부터 업계 2위인 녹십자가 일동제약의 지분을 대폭 늘리면서 인수 수순을 밟고 있는데요.

약가 인하와 리베이트 제제 등 잇따른 악재에 제약업계 M&A가 활성화 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채주연 기자입니다.

<기자> 정부의 잇따른 제재에 곤혹을 치르고 있는 제약업계가 M&A로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독이 태평양제약의 제약부문을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도 연초부터 M&A 이슈가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제약업계 2위로 백신 등에 주력해 온 녹십자가 일동제약에 대해 '적대적 M&A'에 나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녹십자는 일동제약 임시 주주총회를 몇일 앞두고 급작스레 지분을 늘려 2대주주로 올라섰고, 일동제약 지주사 전환에 반대표를 던지면서 경영 참여 의지를 명확히 밝혔습니다.

주총을 앞두고 일동제약은 녹십자의 지분 확대에 경계심을 표했고, 윤원영 회장은 "녹십자를 믿는다"며 지주사 전환에 찬성해 줄 것을 기대했지만 무산됐습니다.

녹십자는 경영에 참여할 목적은 있지만 양사간 시너지를 위한 것일 뿐, 적대적 M&A를 추진할 계획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업계에선 M&A 수순으로 보고 있습니다.

녹십자가 일동제약을 인수할 경우 매출이 1조원 규모로 뛰어올라 제약업계 1위에 올라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선 제약사들이 슬슬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시기라고 평가합니다.

연간 13~15조 규모인 국내 의약품 시장에 제약사는 무려 600개에 달합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 리베이트 제재가 강화되고 약가 인하 정책까지 나오면서 손발이 묶인 만큼 M&A로 덩치를 키워 살아남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매출 1조원 제약사'가 탄생할 것이란 기대감에 일동제약 주가는 녹십자 지분 인수후 지난주까지 46% 상승했습니다.

녹십자의 일동제약 지분 인수가 주식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제약산업 구조조정 신호탄이 될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채주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