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설상가상으로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파생상품에 대한 과세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이 파생시장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는 것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인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금융당국의 파생상품시장 규제로 거래가 위축되는 동안 중국과 일본은 파생상품시장을 키우고 있습니다.
중국은 선물에 이어 옵션시장까지 개설해 해외투자자들을 끌어오겠다는 전략입니다.
일본도 지난해 거래소간 통합을 진행하면서 2015년까지 파생상품 거래량을 두 배 늘리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파생상품거래량 기준 세계 1위를 기록했던 우리나라는 지난해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10위권 밖으로 밀렸지만 중국과 일본은 거래가 많게는 두 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최근 3년간 지수옵션 거래단위를 올린 국가는 경쟁국 가운데 우리나라가 유일했습니다.
이로 인해 개인뿐 아니라 기관과 외국인마저 한국파생상품시장을 떠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정부와 정치권이 파생상품에 대한 과세를 서두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정부는 2016년부터 선물거래액의 0.001%을, 옵션은 0.01%의 거래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새누리당과 민주당도 파생상품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안을 발의한 상태입니다.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조세형평성을 내세우고 있지만 과세안이 확정되면 고사위기에 처한 파생상품시장의 거래는 더욱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규제 일변도의 정책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증권업계 관계자
"(ELW규제) 해외는 솔직히 이런 규제는 없어요. 놀랄 정도죠 한국스타일의 규제에 대해서 잘 이해를 못할 정도다. 불완전판매 또는 위험감내도가 낮은 투자자들의 진입은 통제하는 방향이 맞아 보인다. 반면에 시장 자체에 대해서는 고유의 기능을 인정해주는 게 맞는 방향인 것 같습니다"
투기는 막아야겠지만 잇따른 규제 강화로 건전한 시장마저 죽이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는 얘기입니다.
한때 글로벌 1위 시장으로 각광받던 파생상품시장.
경쟁국들이 파생 규제를 풀어 시장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만 규제를 강화하면서 세계적인 흐름에 역주행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졌습니다.
한국경제TV 이인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