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하반기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을 20조원 더 늘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규모도 목표에 못미친데다 실제 필요한 곳에 지원이 됐는지도 의문입니다. 이근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하반기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은 11조5천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부실화된 대출을 처리하면서 상반기보다 규모가 5조원 줄었습니다.
지난해 6월 중소기업청장과 은행들이 하반기 중기대출 잔액을 20조원 더 늘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은 것입니다.
대출규모도 규모지만 정작 필요한 곳에 자금이 공급되고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에 대해 지원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연체율과 부실관리에 치중하다보니 실제 대출은 우량 중소기업에만 집중되고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우량 중소기업으로 분류되는 곳도 안전지대인 것만은 아닙니다. 2013년 12월말 현재 은행의 기업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SOHO)의 비중은 30.5%로 지난 2006년 이후 6년만에 가장 높아졌습니다. 은퇴후 자영업에 뛰어든 베이비부머들은 퇴직금 등으로 신용도가 높아 은행입장에서는 우량고객에 속하지만 자칫 사업실패로 빚더미에 앉을 위험도 커 가계부채의 뇌관으로 지목됩니다.
담보가치나 과거의 실적 보다는 기업의 부가가치와 성장잠재력을 보고 대출해주는 ‘창조금융’도 공염불에 그쳤습니다. 지난해 초 민간은행들은 창조금융위원회와 같이 자체 조직을 신설했지만, 창조금융을 실천한 사례는 전무했습니다.
올해 은행들은 지난해보다 7조원 늘어난 34조6천억원을 확대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지난해 약속도 지켜지지 않은 상황에서 보여주기식 ‘중기지원’이 은행에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한국경제TV 이근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