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시장 확대 대비 연이어 관련 상품 출시
-은퇴 전후 연금 수령전 공백 ‘틈새 공략’
-실버·은퇴 시장 급증 불구 상품 차별성 부족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들이 신년사와 올해 전략 제시 등을 통해 본격적인 고령화시대 공략을 선언한 가운데 은행마다 은퇴 관련 상품 라인업 강화와 신상품 출시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지난해부터 은퇴관련 자금 수요를 겨냥한 상품을 출시하거나 차별화를 위한 혜택 강화 등에 나서며 은퇴 비즈니스 시장 확대에 대비중입니다.
은행들은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고객층을 타겟으로 한 상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는 것은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고 있는 현 시점에서 관련 시장의 급성장과 관련이 있습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실버금융 관련 산업 규모가 지난 2010년에는 10조원대에서 앞으로 6년뒤인 2020년에는 61조원 규모로 약 6배나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시장은 급성장하는 상황에서 은퇴자나 예비은퇴자들이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 수령시까지는 10여년 정도의 공백이 발생해 이 틈새를 메우기 위한 고객들의 니즈가 증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입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이 연초 신년간담회를 통해 6대 중점 전략중 하나로 ‘은퇴 비즈니스 차별화’를 천명한 신한은행은 관련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한 회장은 간담회에서 “은퇴 비즈니스와 관련한 퇴직연금 등을 많이 취급하는 것보다 어떻게 불리고 운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은퇴관련 상품 라인업을 강화·확대하는 한편 고객별로 매칭서비스 강화, 전문설계가 육성 등 고령화 관련 비즈니스를 신규 성장동력원으로 삼겠다는 구상입니다.
올해 첫 은퇴관련 상품 출시에서는 외환은행이 한발 앞서는 모양새입니다.
외환은행은 45세 이상의 시니어 고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노후 설계 컨설팅과 헬스케어, 여행상품 우대, 상조 우대 서비스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해피니어 서비스’를 내놓았습니다.
45세 이상 고객이 은퇴 후 국민연금이나 연금저축이 지급되기 전 ‘소득 공백기’를 대비해 퇴직금 등 목돈을 넣으면 매월 원리금 형태로 나눠받을 수 있는 정기예금 상품 출시를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선 것입니다.
앞서 우리은행과 국민은행도 같은 맥락의 ‘월복리연금식적금’과 'KB골든라이프예·적금'을 지난해 내놓은 바 있습니다.
은퇴 후 연금 지급이 시작될 때까지의 기간을 채워주는 ‘가교형' 상품으로 직장에 다니면서 자금을 예치·적립하고 최장 10년간 원리금을 받는 구조입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에 재무설계시스템(WM)을 오픈하고 은퇴 고객등 자산관리 고객군의 저변 확대를 통해 영업력 강화를 추진중입니다.
우리은행은 고령화시대에 대비하고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는 시니어고객 타겟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청춘 100세 설계전문가인 ‘100세 파트너’를 운영중입니다.
KB국민은행은 노후설계에 대한 고객들의 높은 니즈를 반영해 지난 2012년 9월 생애주기별 맞춤형 노후준비진단과 설계서비스인 ‘KB골든라이프 서비스’를 런칭한 바 있습니다.
특히 노후준비진단과 설계서비스가 가능한 ‘KB골든라이프’를 통해 은퇴 후 희망 노후생활을 위한 부족자금과 재무상황을 진단하고 개인별 맞춤 상품을 추천해 주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고령화, 조기퇴직, 저금리 등 은퇴 후 노후생활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에서 고객들의 만족스러운 노후생활을 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을 지속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하나은행은 은퇴설계분야에서 '은행권 최초'라는 수식어를 앞세우며 실버금융 시장 공략을 강화중입니다.
지난 2011년 11월 은퇴설계시스템 오픈을 시작으로 ‘하나 행복디자인’이라는 은퇴설계 브랜드와 행복디자인센터를 만들고, 은퇴설계 전문가를 육성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와함께 하나은행은 은퇴준비전용장기펀드 등 은퇴준비자를 위한 장기적립식펀드 등을 통해 은퇴자산을 인플레이션위험 등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입니다.
[사진설명: 하나은행 행복디자인센터]
은행들은 “이전에는 평생직장, 연 10~15%대의 금리와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지금에 비해 노후준비가 어렵지 않았지만 현재는 그렇지 못하다“며 ”은퇴에 대한 사고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구체적인 장기 계획과 이를 조언해 줄 수 있는 전문 금융기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금융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이미 출시했거나 향후 출시를 준비중인 상품과 서비스가 수수료 감면이나 추가 금리 제공, 컨설팅 등 대동소이해 차별화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선진 금융시장의 경우처럼 차별성을 갖는 다양한 상품 개발과 서비스 제공 여부가 은퇴시장 공략의 성패를 가늠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