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시위, 태국 반정부 세력의 셧다운으로 수도 마비 상태

입력 2014-01-13 15:45
수정 2014-01-13 19:18


태국 반정부 세력이 수도 방콕을 마비시키는 셧다운 시위에 돌입했다.

13일(현지시간) 태국 반정부 세력이 주요 도로를 점거했다.

잉락 친나왓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 국민민주개혁위원회(PDRC)는 방콕의 주요 교차로 7곳을 차지했다.

이는 교통 체증을 일으키기 위해 이날 오전 바리케이트와 모래주머니 등으로 막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지하철을 더 많이 배치하고 시내 외부에 추가 주차시설을 제공했다"고 BBC는 전했다.

이들은 또 정부 부처를 둘러싸 행정을 마비시키고 잉락 총리와 각료들의 자택 전기와 물을 끊을 계획이다.

그러나 시위대는 2008년과는 달리 대중교통 수단이나 공항은 목표로 삼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수일 동안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시위로 방콕 내 150개 학교가 휴교했으며 시위 현장 인근의 대학 수업도 연기됐으며, 그로 인해 방콕의 주요 도로도 현재 비어있는 상태다.

현재 태국 정부는 질서 유지를 위해 경찰 1만명과 군인 8000명을 방콕 시내에 배치했다.

지난해 말부터 계속된 반정부 시위로 최소 8명이 사망했으며, 지난 11일에는 괴한이 방콕의 시위 중심지에서 시위대에게 총을 쏘아 7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12일 저녁에도 무장괴한이 시위대를 공격해 1명 이상에게 총을 발사했다.

BBC는 잉락 총리가 "모든 경찰과 군인에게 최고 수준의 자제와 시위대에게 무기도 사용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고 전했다.

2008년에는 반정부 시위대가 태국의 수완나품 국제공항을 일주일 이상 봉쇄한 바 있다.

반정부 세력 지도자인 수템 터억수반 전 부총리는 "어떤 제안이나 협상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싸움에서 지면 지고 이기면 이기는 것이지 무승부는 없다"고 말했다.

태국에서는 탁신 전 총리가 실각한 이후 친(親)탁신과 반(反)탁신 진영간 분열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잉락 총리와 푸어타이당이 탁신 전 총리를 사면시킬 수 있는 정치사면 법안을 추진해 시위가 촉발됐다.

탁신 전 총리는 빈민층의 지지 속에 당선됐지만 실각 후 2008년에는 부패혐의가 인정돼 유죄를 선고 받고 해외로 망명했다.

앞서 태국 제1야당인 민주당은 오는 2월 2일로 예정된 조기총선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네티즌들은 "방콕 시위, 장난 아니네!!", "방콕 시위, 무장괴한이 시위대에게 총을 쏘다니 ㄷㄷ", "방콕 시위로 수도 마비라니~ 헐!"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시위가 격화되면서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킬 것을 염려하고 있다.

(사진=워싱턴 포스트 웹사이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