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건설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해외저가수주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자세한 내용 신용훈 기자와 짚어봅니다.
신기자!
지난해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이 각각 1분기와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충격을 줬는데 대형 건설사들 4분기 실적은 좀 나아질까요?
<기자>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FN가이드가 내놓은 4분기 실적 전망치를 보면 상장 대형건설사들의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3분기 7천억원이상 대규모 적자를 보인 삼성엔지니어링은 4분기 영업이익이 44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하지만 이는 전년 동기보다 72%나 줄어든 수치입니다.
지난해 3분기 연속 적자를 냈던 GS건설은 700억원정도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적자폭은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대림산업 등도 각각 3%에서 21%가량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대우건설은 영업이익이 34% 늘면서 실적이 호전될 전망입니다.
<앵커> 대형 건설사들의 실적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가장 큰 이유는 해외사업장에서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업체들끼리 해외시장에서 출혈경쟁을 하면서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공사를 따낸 상황에서, 공사기간이 지연되거나 자재가격이 올라 공사비 부담이 많이 늘어나게 된 겁니다.
사실 해외저가 수주문제는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내 주택경기가 부진을 면치 못하자 국내 업체들이 중동 플랜트 시장에 무리하게 진출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공사 초기 단계라 이런 저가수주 문제가 노출이 되지 않다가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는 지난해부터 잠재됐던 부실이 노출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로 인해 지난 1분기에는 GS건설이 5천3백억원 3분기에는 삼성엔지니어링이 7천억원 이상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다른 대형업체들도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 전환되는 등 수익성 악화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러한 실적 악순환이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기자> 건설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적어도 올 1분기까지는 대형사들의 실적 압박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에는 중동지역에서 진행중인 공사가운데 절반이 끝나게 되는데요.
공사금액만 17조 5천억원에 달합니다.
이들 공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건설사들의 부실털기가 또 한 번 재현될 수 있다고 증권 전문가들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앵커> 해외건설부문의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대형건설사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실정인데요. 그렇다면 국내사업에만 주력하고 있는 업체들은 실적이 어떤가요?
<기자> 미분양 누적과 월가율 상승 등으로 손실이 발생하면서 일부 대형 건설사들은 적자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3분기 2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현대산업개발은 미분양과 PF부실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 투자 실패 등 국내시장에서의 일련의 악재가 겹치면서 4분기 적자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다른 대형건설사들이 플랜트나 토목 등의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 해온 반면에 현대산업개발은 주택사업비중이 58%정도로 여전히 높아 국내 주택경기 침체 여파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현대산업개발은 향후 민간출자 방식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을 비롯해 발전플랜트 등으로 사업군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지만, 정부의 SOC 사업예산이 축소되고 있고, 국내 플랜트 시장도 크지 않다는 점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해외에서는 저가수주가, 국내에서는 주택경기 침체가 발목을 잡으면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 건설사들의 실적은 여전히 빨간불이 켜질것 같습니다.
신용훈 기자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