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발생 6년째 맞는 현재 세계경제 성장률은 잠재수준을 하회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예측기관들은 2014년 이후 글로벌 경기회복세 강화로 실질과 잠재성장률 간 격차가 점차 축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영국의 어코노미스트 등이 2014년에 뚜렷하게 나타날 세 가지 유형의 경제적 변화로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들이 성장세를 되찾는 반면 신흥국은 과거와 같은 역동적인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는 것과 △미국 중앙은행(Fed)가 채권 매입을 축소하기 시작하면서 나타나는 변동성, 그리고 △중국이 과거의 급속한 성장에서 다소 낮지만 질적인 성장을 이루는 것을 꼽았다.
특히 경제권별로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의 남수단, 잠비아 아시아의 몽골, 마카오 등이 2014년 세계경제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은 주목된다①. 과거 아프리카는 느린 경제성장률과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2000년대 초반부터 10% 내외의 안정된 인플레이션 하에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은 세계무역기구(WTO)를 출범시킨 우루과이라운드가 종식되고 북미자유협정(FTA)이 체결된 지 20주년이 되는 해다. 1994년 이후 국제무역 규모는 4배 이상 증가해 이례적으로 신흥시장의 성장이 촉진되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WTO 시대를 향유하는 세계가 아직 다자간 무역협정을 타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자유화의 행보는 순탄치 않다.
2014년은 세계 무역에서 성공적인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기 정체돼 왔던 뉴라운드 협상은 2014년을 깃점으로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갈수록 환경과 기술, 노동, 경쟁정책 등 이른바 ‘4R'과 관련된 문제가 각국 간 교역에 장애요인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2014년을 계기로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 세계경기 회복세도 뉴라운드 협상 재개에 한 몫 할 가능성이 높다.
준다자간 채널은 광역 지역블럭 움직임도 2005년 이후 협상이 진행 중인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이 경제대국들의 가담으로 최초로 결실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EU사이에 결성된 환대서양 경제동반자협정(TTIP)도 2013년말까지는 고전해 왔으나 2014년을 깃점으로 본격적인 무역협상이 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기 정체돼 왔던 뉴라운드 협상은 2014년을 깃점으로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갈수록 환경과 기술, 노동, 경쟁정책 등 이른바 ‘4R'과 관련된 문제가 각국 간 교역에 장애요인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2014년을 계기로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 세계경기 회복세도 뉴라운드 협상 재개에 한 몫 할 가능성이 높다.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세계산업에 있어서는 로봇②이 공장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일상생활에 확대 보급될 전망이며 2014년에는 이 같은 추세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확실시된다. 국제 로봇공학재단에 따르면 2011년 산업용 로봇은 300억 달러 규모의 로봇시장에서 86%를 점유했으나 서비스 로봇의 점유율은 14%에 그쳤다.
하지만 앞으로는 서비스 로봇을 중심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관련 예측기관달은 향후 5년간 서비스 로봇은 매년 25∼30%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용 로봇은 산업용 로봇만큼 위력이 뛰어나진 않지만 융통성이 높고 분산형 시스템이라 개인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데 탁월하기 때문이다.
현재 서비스용 로봇은 현재 두 종류의 로봇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데 하나는 비행로봇인 무인조종 비행선·정찰기이고, 다른 하나는 자가운전 차량으로 알려진 휠 로봇이다. 무인비행선의 경우 앞으로 농업, 사법, 석유가스와 설비 등의 감시분야에서 민간인이 비행로봇을 활용할 수 있는 규제가 마련된다면 이 분야의 발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휠 로봇은 2014년에 신호등이 있는 도로에서 스스로 운전도 하고 앞차와의 간격도 유지할 수 있는 모델이 상용화 될 가능성이 높다.③ 로봇이 확대 보급된다는 사실은 상상속의 로봇과 실제 우리가 사용하는 로봇의 모습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간과될 수 있으나 로봇은 이미 우리 곁에 있으며 2014년에는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을 비롯한 각국은 고용불안, 주거불안, 노후 불안 등 이른바 ‘3대 불안’이 일상화되면서 2014년은 무엇보다 위안과 안식이 필요한 ‘위로 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불안이 장기화되면 위로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반기를 들면서 심각한 사회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를테면 젊은 층은 국가와 사회가 자신들을 방치하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 과거 2차 세계대전 직후 출현했던 ‘성난 젊은이(Angry Young Men)’④로 돌변할 가능성이 높다. 고령층 또한 자신들이 산업화와 민주화 모두를 달성한 유례없는 ‘위대한 세대’였음을 자각하면서 국가와 사회에 적극적으로 대책을 요구하는 ‘성난 노인’으로 변모할 수 있다.
위로 사회에서는 불안감을 달래줄 수 있는 산업, 즉 힐링·멘토·명상·상담·종교 등과 관련된 관련 산업이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적으로는 가족적 가치의 중요성이 보다 강조돼 가족의 범위를 넓히려는 분위기가 형성돼 ‘확대 가족(extended family) 트렌드’⑤도 생겨날 가능성이 높다.
사회적으로도 공동체주의와 연대감을 형성하려는 의도적인 노력이 진행돼 동창회, 동호회, 반상회 참여 등을 통해서 정을 나누려는 사람이 늘 것으로 보인다. 정부 입장에서는 국민들에게 충분한 복지혜택을 줄 수 있는지 여부가 정부평가의 새로운 기준으로 대두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2014년에는 공정거래, 동반성장, 상생의 가치와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경제 활성화와 체감경기 회복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기업의 경제적 가치와 공동체의 사회적 가치가 조화를 이루는 공유가치경영(Creating Shared Value)⑥의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는 과정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적으로도 근로시간 단축, 시간제 일자리 등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대타협이 추진돼 성장과 복지가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복지모델의 정착을 위한 시도가 이루어 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 뉴 트렌드에 맞게 노조·기업·정부가 함께 참여해 공유 가치의 한국적 모형을 정립해야 하는 과제가 시급하다.
<글. 한상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340 target=_blank>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