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1천조원대에 들어선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이달 중에 마련해 발표합니다.
우리경제 최대 뇌관으로 떠오른 가계부채 문제를 제대로 풀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택균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은행이 집계한 지난해 9월말 기준 가계부채는 992조원.
4분기 증가분까지 합치면 이미 1000조원을 넘어섰을 걸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정부가 선뜻 가계부채 축소에 나서기란 쉽지 않습니다.
서민경제 악영향은 물론이고 소비 위축을 초래해 회복기에 접어든 경기를 꺼뜨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정부가 이달 중에 내놓는 가계부채 관리 방안은 총량을 줄이기 보다는 증가 속도를 억제하는데 초점이 맞춰질 걸로 보입니다.
실제로 국내총생산 GDP가 2002년 721조원에서 2012년 1273조원으로 1.8배 늘어나는 동안 가계대출은 465조원에서 964조원으로 2.1배가 늘어 심각한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부채 탕감 등 인위적으로 가계부채를 축소하기 보다는 소득의 증가 속도를 높이는게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전화인터뷰>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
"사람들의 소득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돼요. 가계부채 자체를 억지로 줄이는건 어려운 것 같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가급적 직접 빚을 탕감해주는 방식으로 접근하다 보니까 재정적으로 어려워지는 겁니다."
이자 부담 능력이 떨어지는 취약계층의 가계대출 증가를 막는 것도 시급합니다.
지난해 9월까지 은행권 가계대출이 5조5000억원 늘어나는 사이 비은행권의 가계대출은 26조5000억원이나 급증했습니다.
이에 정부는 제2금융권 대출건전성 규제를 강화해 연체율과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할 걸로 예상됩니다.
<전화인터뷰>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원 연구위원
"정부가 방향성만 제시하게 되는 거고 연체율이 올라가게 되면 금융회사 자체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정부에서 워닝 사인만 주게 되면 알아서 조절하는 상황이 될 걸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집 살 여력이 충분한 중산층이 고액의 전세대출을 받는 행태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보증금 5억원 이상 전세주택에 대해선 주택금융공사의 전세보증서 발급이 전면 중단될 가능성이 큽니다.
또 보증금 3억~4억원 이상 전세 주택은 전세보증한도를 현행 90%에서 80%로 낮출 걸로 예상됩니다.
아울러 주택금융공사와 국민주택기금의 장기모기지 규모를 지난해 25조원에서 올해 29조원까지 끌어올리는 등 대출만기 구조 개선 작업도 병행될 걸로 관측됩니다.
한국경제TV 김택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