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동산시장의 대표적인 규제책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제도가 10년 만에 폐지됐습니다.
여야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폐지하는데 합의하고 지난 1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이 담긴 소득세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정부는 2011년부터 양도세 중과를 폐지하기 위한 법안을 제출해 왔지만 번번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해왔습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 폐지가 새해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엄수영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엄 기자, 당장 올해 집이나 땅을 팔아야 하는 분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까 싶은데요,
<기자> 양도세 중과 제도는 집을 2채 이상 가진 사람에게 무거운 세금을 매기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2주택자는 양도차익의 50%, 3주택자 이상은 60%를 물게 했는데요,
이번에 바뀐 세법은 중과 제도를 폐지하고 다른 소득과 마찬가지로 6~38%의 기본세율을 적용하도록 했습니다.
또 단기 보유 주택에 대한 양도세도 줄었습니다.
1년미만의 경우에 50%에서 40%로 줄었고 1년~2년미만 보유는 40%에서 기본세율(6~38%)로 조정됐습니다.
다만 최고 38%의 세율을 적용하는 소득기준이 '3억원 초과'에서 '1억5천만원 초과'로 낮춰졌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양도세 중과 폐지로 혜택을 보는 다주택자는 전국에 총 136만5천여명에 달합니다.
<앵커> 많은 분들이 주택 처분시기가 자유로워지면서 혜택을 볼 걸로 예상되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계층의 수혜가 두드러지나요?
<기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는 주택구매력이 있는 계층들의 부동산 매매에 따른 세금을 줄여주는 혜택입니다.
사실 양도세 중과는 2009년부터 유예돼 왔기 때문에 완전히 폐지된다고 해서 지금과 크게 달라지는 건 없지만, 올해 맞을 뻔 했던 세금 폭탄은 피하게 됐습니다.
현재 시세가 8억원인 집이 10년 전 5억원이었다면,
기존에는 3주택자는 1억3천만원, 2주택자는 1억1만천원을 내야 했지만, 올해부터는 6천5백만원으로 부담이 크게 줄어듭니다.
또 다주택자는 아니지만 추가 매입을 고려하는 수요자들에게도 희소식입니다.
특히 지난해 위례신도시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분양시장을 이끌었던 만큼 양도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이들 지역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분양 열풍이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만큼 건설사들도 이번 양도세 중과제 폐지에 따라 어느정도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실 이번 조치로 가장 들뜬 곳은 강남권입니다.
주택구매력이 높은 여유계층이 움직인다면 강남권 아파트, 특히 재건축 시장처럼 양도차익을 볼 수 있는 지역이라면 거래량 증가나 가격 상승과 같은 효과들이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기존 다주택자와 다주택자는 아니지만 구매 여력이 있는 분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인데,
이렇게 다주택자들을 포함한 수요자들이 움직인다면 올해 주택시장 정상화 기대해 볼 수 있을까요?
<기자> 다주택자들이나 1주택자들이 주택을 더 많이 산다면 거래 증가와 함께 가격 상승도 기대해 볼 수 있겠죠.
매수력 있으면서 주택구입을 관망했던 전세수요자들이 매매로 돌아선다면 전세수요가 감소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임대사업자로 돌아선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야말로 '전세난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1년넘게 전세대란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전세를 원하는 수요는 많은데 전셋집은 없는 상황입니다.
예전처럼 집값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보기 어려워졌기 때문에 집주인들이 임대소득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큰 상황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임대로 돌린다고 해도 전세가 아닌 월세나 반전세로 내놓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전세시장에 또다른 압박으로 다가올 수 있는 것입니다.
<앵커> 새해 첫 날부터 2014년 주택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대못'이 뽑힌 셈인데요,
오랜기간 침체를 겪고 있는 부동산 시장, 더 필요한 건 무엇일까요?
<기자> 지난해 취득세 영구인하에 이은 양도세 중과 폐지로 주택시장의 큰 빗장 두 개가 풀렸습니다.
하지만 거래시장 자체가 실수요자 위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당장 눈에 띄는 효과보다는 점진적인 거래량 증가와 제한적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 지난해 말로 생애최초구입자 취득세 면제와 5년간 양도세 면제 등의 혜택이 종료되면서 실수요자들이 얼어붙은 분위기인데요,
현재 시장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의 혜택을 연장시켜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다주택자들이 내놓은 매물을 실수요자들이 매입하면서 거래 증가로 연결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양도세 중과제 폐지로 수요자들의 기대심리는 어느정도 회복될 수 있지만,
생애최초구입자들의 취득세 면제 등 실수요자 혜택이 뒤따라 줘야 매매는 물론 전세 안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앵커> 지금까지 엄수영 기자와 함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에 따른 부동산 시장 분위기와 전망을 짚어 봤습니다.